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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단체의 연차보고서를 위한 회계법인 멘토링 지원

by 달빛아래서 2012. 12. 26.

 

기업같은 연차보고서 낸 비영리단체… 기부자 4년만에 58% 늘어

  • 금원섭 기자
  • 입력 : 2012.12.26 03:07 | 수정 : 2012.12.26 09:23

    [기부 2.0… 투명한 나눔이 기적을 만듭니다]
    [2] 깨끗한 회계 '연차보고서'… 회계법인이 멘토링 해주기로
    탈북민 지원단체 '새조위' - 인력·비용 문제로 엄두 못내
    도움받아 22년만에 첫 보고서… 기부자 늘고, 회계처리 더 철저
    어린이 무료교육 'JA코리아' - 10년전부터 회계사 무료 도움
    감사·연차보고서 홈피에 띄워… 투명성 높이려 외부감사도 자청

    조선일보와 공인회계사회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회계 멘토링 사업'은 비영리단체와 회계사를 1대1로 짝을 지어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도움을 받으려는 비영리단체가 공인회계사회에 연락하면 그 단체를 전담할 회계법인과 회계사를 연결해준다. 해당 회계사는 회계 처리를 위한 기초 지식을 비영리단체에 알려주고, 연차보고서 작성도 도와준다. 비영리단체와 회계사가 '사회적 협업' 관계를 맺어 기부금 지출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이것이 더 많은 기부를 낳도록 선순환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다.

    출범 22년 만에 첫 연차보고서 내… 4년 만에 기부자 58% 늘어

    비영리단체가 회계 투명성을 공인받는 데 가장 중요한 단계는 연차보고서를 발간·배포하는 것이다. 한 해 동안 기부금으로 얼마를 받아 어디에, 어떻게 썼다는 것을 매년 보고서에 담는 일이다.

    “우리 회계장부·통장 이렇게 많아요” 비영리단체 ‘새조위’의 이은정(왼쪽) 간사와 김인혜 간사가 기부금 입출금 통장과 회계장부들을 펼쳐 보였다. /이준헌 기자
    하지만 비영리단체가 연차보고서를 만들려면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 탈북자 지원단체인 새조위(새롭고 하나된 조국을 위한 모임)도 마찬가지였다. 출범 후 22년이 지난 2010년에야 첫 연차보고서를 세상에 내놓을 수 있었다. 새조위의 첫 연차보고서는 사회적 협업의 결과물이었다. 새조위에 자원봉사를 하러 온 청심국제고 학생 동아리 '한누리'가 서류 정리를 거들었다. 학부모 소개로 연결된 공인회계사가 다른 비영리단체 7~8곳의 다양한 연차보고서를 사례로 보여주며 작성을 도와줬다. 연차보고서 1000부를 찍는 비용 400만원은 청심국제고 학생들이 탈북자 돕기 행사를 열어 티셔츠·팔찌를 판매한 돈과 학부모들이 보탠 돈으로 마련했다.

    새조위의 개인 기부자가 2008년 181명에서 2011년 286명으로 훌쩍 뛴 데는 연차보고서를 발간·배포하면서 인지도와 신뢰도가 높아진 덕이 컸다. 올해 기부자는 300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은정 간사는 "연차보고서를 처음으로 만드는 게 어렵지만, 일단 한번 만들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쉬워진다"고 말했다.

    새조위는 연차보고서를 잘 만들기 위해서 회계 처리를 철저하게 하고 있다. 현금 결제는 피하고 신용카드·계좌이체로 결제한다. 거래 때마다 영수증과 이체전표를 챙기고 사용 내역을 꼼꼼하게 적어둔다. 새조위 캐비넷에는 이런 서류를 묶은 바인더가 빼곡하게 꽂혀 있다.

    기부 한파 속에서도 올해 기부금 5억원 늘어난 JA코리아

    어린이들에게 무료로 경제지식을 가르쳐 주는 비영리단체인 'JA코리아'는 단계적으로 회계 투명성을 끌어올린 사례로 꼽힌다. 역시 '사회적 협업'으로 이룬 성과다.

    2002년 설립될 때부터 회계사들의 재능 기부를 받아 내부 감사 보고서를 만들었다. 2008년부터는 사업별 지출 내역과 재무제표를 소상하게 밝힌 연차보고서를 만들었고, 이를 홈페이지에 올려 누구나 볼 수 있게 했다. 지난해부터는 자발적으로 외부 회계법인의 감사를 받기 시작했다. 회계의 투명성이 높아질수록 기부금도 덩달아 늘어났다. 2004년 4억원이던 기부금이 지난해에는 12억원대로 늘어났다. 올해는 불황에 따른 '기부 한파' 속에서도 작년보다 5억원가량 늘어난 17억여원을 모금했다.

    JA코리아가 이런 성과를 내기까지엔 '회계 멘토링'의 도움이 컸다. 신용인 한국공인회계사회 부회장이 JA코리아가 설립될 때부터 10년째 무보수 내부 감사로 활동하고 있다. 신 부회장은 동료 회계사들과 함께 회계 처리를 하는 방법을 알려줬고, 연말에는 감사 보고서를 작성했다. 신 부회장은 "외부 회계감사와 똑같은 기준으로 감사를 실시해 투명한 비영리법인으로 거듭나게 했다는 점에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외부 회계감사를 받는다는 결정을 하기까지 내부에서 다소 의견 충돌이 있었다. 투명성을 널리 인정받기 위해 필요하다는 주장과 영세한 비영리법인이 감사 수수료로 300만원을 쓰기에는 부담스럽다는 주장이 맞섰다. 하지만 한 단계 더 투명해지자는 데 뜻을 모아 외부 감사를 받았다. JA코리아 지은정 팀장은 "내부에서 우리끼리 깨끗하다고 자화자찬하는 것보다는 제삼자에게 인정받아야 더 신뢰를 쌓을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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