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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의 전원일기

아프면 장사가 없다

by 달빛아래서 2024. 8. 17.
<아프면 장사가 없다>
 
장마끝나고 잡초며 잔듸가 무성해진 정원
잔듸를 깍지 않았더니 정원이 엉망이 되었다
잔듸밭에도 텃밭에도 곳곳에
잡초가 제세상 만난 것 같다
 
평소 같으면
올라오기 무섭게 뽑고 깍아주던 내가
지금은 몸이 따라 주질 못해 보고만 있다
평소 나를 괴롭히던 척추협착증 때문이다
 
많이 아프면 척추에 주사를 한두차례 맞으면
몇개월 견딜만 하여 그냥그냥 지냈는데
얼마전 주사를 맞고 온 다음날 아침
남편이 저혈당에 빠졌다
폭우가 아주 심하게 쏟아지던 아침이라
119 부르기도 미안해 혼자서 응급처치 했다
의식잃은 남편을 다루느라 초인적인 힘을 쓰다보니
허리에 무리가 간 모양이었다
바로 주사맞은 효과도 없이 허리가 아파
다음날 가서 다른 곳에 주사를 맞고 왔는데도
효과는 커녕, 다리를 들수도 옮길수도 없이
너무도 심한 통증으로 밤을 지새다가
할수없이 다음 날 아침,
정밀하게 검사도 할겸 입원을 했다.
 
MRI를 찍었더니 결과가 심각했다.
신경이 완전히 눌려 있어
주사로는 해결이 안된다 하여
할 수 없이 척추시술을 했다.
 
심한 통증은 어느 정도 해결되었지만
보행기 없이는 걷기가 어려울 정도라
마당일은 엄두도 못낸다
이런 주인의 속사정을 아는지
그야말로 잡초들은 신이 난 듯 하다
잡초는 의자들고 다니며 조금씩 뽑았는데
잔듸깍는 것은 서서 하는 것이라 엄두도 낼 수가 없다.
 
그래도 다행인것은 앉아 있을때는 편하고
운전하는데는 아무 지장이 없어
남편을 병원 데려가고 데려오는데는 지장이 없다
늘 그렇듯, 나의 어디가 망가지고 아파도
항상 운전하는 데는 지장이 없을 정도였다
이것도 내 팔자인가 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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