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 2010.12.19 15:51 / 수정 : 2010.12.19 16:10
- ▲ 이광희 디자이너/조선일보 DB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가 첫 미국 순방에서 비행기 트랩을 내려올 때 입었던 분홍색 치마 정장이 그의 작품이다. 김 여사와 워낙 잘 어울렸던 탓에 디자이너가 누구냐에 관심이 쏠렸다. 내로라하는 재벌가 안주인들과 국회의원이나 CEO부인, 외교관 부인, 여성 최고 경영자들도 그의 단골이다. ‘이광희’라는 이름 석 자는 대한민국의 최고위층, 그리고 럭셔리를 상징하는 대명사다.
1986년부터 남산에서 ‘이광희 부티크’를 운영해 온 이씨는 월간조선 1월호와 인터뷰에서 “김윤옥 여사, 이희호 여사, 김옥숙 여사 등이 다녀갔다”며 “나는 어느 분이 다녀갔다고 얘기하는 편이 아닌데 시간이 지나니까 많이 알려졌다. 예전과는 달리 많이 편한 세상이 됐고, 이제는 영부인들의 패션이 중요하게 됐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씨는 “김윤옥 여사는 한 사람의 옷만 고집해서 입지 않는다. 여러 브랜드의 옷을 다양하게 소화한다”며 “우아하고 튀지 않는 스타일을 즐긴다”고 말했다. 이어 “김 여사는 파스텔톤이나 감색을 좋아한다. 아무래도 공식석상에서 입을 수 있는 옷들을 좋아한다”며 “자기관리가 철저한 만큼 몸매 관리도 철저하고,굉장히 멋쟁이”라고 평했다.
이희호 여사에 대해서는 “단정한 일자 라인 스커트를 좋아했다”고 했다. 이 여사는 꽤 오랫동안 이씨에게 옷을 해 갔는데 좀처럼 외부에 나가서 옷을 가봉하지 않는 그가 어느날 이 여사를 만나기 위해 자택을 찾았는데 집 앞에 축하 화환이 즐비했다. 이씨는 할 일만 딱하고 돌아섰다고 한다. “청와대에 들어가니 이제 그만 해드려도 되겠구나” 싶더라는 것이다.
이씨는 최근 패션트렌드에 대해 “예전에는 홈웨어 같은 롱드레스를 입었는데 요즘은 무릎 아래 길이의 스커트를 입고, 아무래도 조금씩 과감해진다”며 “과감해진다기 보다는 뭐랄까, 좀 더 다양하게 옷을 입는 분들이 많다. 재계나 문화계 여성 CEO가 그렇다”고 말했다.
그러나 요즘 이씨를 살아 숨쉬게 하는 원동력은 ‘망고나무’다. 그는 지난 2009년 9월 외교통상부 산하에 ‘희망의 망고나무’(이하 ‘희망고’)라는 사단법인을 설립하고, 아프리카에 망고나무 심어주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김윤옥 여사와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김진홍 목사 등 사회저명인사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이씨가 망고나무를 심게 된 계기는 ‘월드비전’의 친선대사로 활동중인 탤런트 김혜자씨의 제안 때문. “아프리카로 봉사활동을 가자”고 한 김씨의 제안에 이씨는 지난 2009년 3월 아프리카 수단 남부의 톤즈지역으로 떠났다가 큰 충격을 받았다.
“시장에 갔는데 먹을 것이라고는 좌판에 널린 양파와 망고밖에 없었어요. 그나마 망고 몇개는 보통 수단사람들의 한달 월급과 맞먹을 정도로 비싸다는 거예요. 도대체 하늘 아래 어떻게 이런 곳이 있을 수 있는지 믿기지가 않았어요. (중략) 현지 사람들에게 들어보니 망고가 그렇게 유용할 수 없었습니다. 일년에 두 번 열매를 맺기 때문에 식량이 되고 땔감으로 사용할 수 있대요. 열대성 기후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딱히 물이 많이 필요하지 않고, 다 자란 나무는 큰 그늘을 만들어서 사람들이 쉬어갈 수 있게 한다고 했습니다. 한 번 심으면 100년을 간다고 해서 결정했어요.”
이씨는 한국으로 돌아와 남편 홍성태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와 함께 ‘희망고’ 재단을 설립했다. 이 재단은 패션쇼, 티셔츠 판매, 전시 등으로 모은 성금으로 망고나무 묘목을 준비한다. 묘목은 톤즈 지역 사회에서 정한 규칙에 따라 가정에 공평하게 나눠진다. 기부자들의 이름이 망고나무에 이름표로 붙는다. 3만원이면 묘목 한 그루를 살 수 있는데 이 한 그루는 한 가정을 살린다. 현재 1만5100그루의 망고나무가 심어졌다.
※기사 전문은 월간조선 2011년 1월호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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