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복귀한 안재근씨
"천안함은 병사 절반 이상이 병장인 이상한 배였어요. 보통 배를 6개월 타면 육지 근무를 지원하는데 함장님도 좋고 배 분위기도 좋아 계속 남겠다고 한 사람들이 많았죠."지난 2월 만기 전역한 뒤 대학에 복학한 안재근(23·계명대 화학시스템공학과 3년)씨는 천안함 사건 이후 부모님처럼 모셔야 할 분들이 많아졌다. 누구보다 친하게 지냈던 이상민 병장과 이상준 하사, 박석원 중사 세 명이 모두 숨졌다.
- ▲ 안재근씨는 16일 오후 대구 계명대학교에서 “복학해 대학생으로 돌아오고 나니 전사한 동료 전우들의 명예를 반드시 찾아줘야겠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다”고 말했다. /남강호 기자 kangho@chosun.com
안씨는 "그들 몫까지 열심히 살면서 (유족들에게는) 아들과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안씨는 16일 학교측으로부터 뜨거운 전우애를 발휘한 공로로 '총장특별장학금'을 받기도 했다.
사건 당시 그는 침실 등을 돌아다니며 부상자를 돕고 의료상자·구명조끼 등을 끌어모았다고 했다. "반팔·반바지 차림, 안경을 잃어버린 동료, 샤워하다 뛰쳐나온 사람도 있었죠. 피투성이가 된 전우도…. 비교적 멀쩡한 내가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제대해 복학하니 주변 사람들은 안씨가 받은 상처를 생각해 천안함에 대해 말을 잘 꺼내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가끔 "북한이 한 것 맞느냐. 너희 군인들이 뭐 숨기는 것 없느냐"는 말을 걸어올 때면 피가 거꾸로 솟구쳐 올랐다.
안씨는 "배가 저렇게 두 동강이 났는데도 딴소리를 하는 사람들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전사한 동료 전우들의 명예를 반드시 되찾아주고 싶다"고 했다.
"생존 장병 중 8명이 전역했는데, 먹기만 하면 토하는 등 심한 후유증을 앓는 사람이 많습니다. 전사한 동료들 얘긴 안 하지만 가끔 '누구 생각나냐'하는 말이 나올 땐 눈물이 핑 돕니다."
그는 자신이 더 이상 평범한 대학생일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했다. 북한에 대해서도 막연하게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상대'라는 철없는 생각을 넘어섰다.
"그들은 우릴 공격하고 동료들을 죽인 살인집단이에요. 이거야말로 변할 수 없는 진실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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