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닮은 꽃 한낮의 뜨거웠던 태양이 서편으로 기울어 저녁이 찾아오면 그제야 피어나는 꽃이 있습니다. 하루의 수고로운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남편을 웃음으로 맞이하는 아내처럼 저녁 무렵에야 환하게 피어나는 분꽃이 바로 그 꽃입니다. 시계가 귀하던 시절엔 분꽃이 피는 것을 보고 쌀을 안치고 식구들의 저녁 준비를 하기도 했습니다. 까만 씨앗 속에 든 흰 가루가 분(粉)가루 같다하여 이름마저 분꽃이 된 이 꽃을 볼 때마다 이 세상의 아내를 닮은 꽃이란 생각이 듭니다. 저녁 무렵에 피어나 어둠을 환하게 밝히는 분꽃처럼 아내가 웃으면 세상의 근심 걱정이 사라지고 어둡던 집안에도 불을 켠 듯 환해집니다. 분꽃 피는 저녁이 사랑스럽습니다. 글.사진 - 백승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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