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 기댄 시골집, MMMMMS HOUSE
옛 시골집을 닮은 이곳의 시간은, 자연과 함께 천천히 흐른다. 건물 앞으로 주변과 열린 공간을 둔 것은 담담히 자연에 어울리고픈 가족의 마음이 반영된 결과다.
주택은 최근 개발된 스페인 카마예라(Camallera) 외곽에 위치한다. 대지가 마을에 면하고 있어, 그 모습은 마을 내에서도 훤히 드러난다. 이 지역의 건축법규는 그렇게 까다로운 편은 아니었다. 신축 주택에는 그저 일반적인 특징만을 규정하는데, 예를 들어 석재로 외장마감을 한다거나 경사지붕을 '아랍(arab)' 타일로 덮으라는 식이었다. 이러한 조례는 카탈로니아에서 신축 건물을 소위 '농가주택(masia)'이라 불리는 옛 시골집처럼 보이게 하려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이 프로젝트는 농가주택을 고립된 건물로 보지 않고, 전원적인 풍경을 배경 삼아 농지에 지어진 가치 있는 건축물로 생각하고자 했다. 진정한 농업적 맥락이 없는 전통 카탈로니아 주택이라면 의미가 없을 것이며, 단 10만 평방미터의 면적에 비슷한 주택만 스무 채 있다면 그 특별함도 훨씬 덜할 것이다. 따라서 전통적인 농가주택을 똑같이 따라 하기보다, 주변의 농장 창고들과 연계를 만들어내는 등의 또 다른 유형으로 촌락과 관계를 맺도록 설계 방향을 잡아나갔다.
이 집의 공간구성은 창고의 논리를 따르는데, 커다란 입체를 만들고 그 속에 더 작은 유닛들을 밀접하게 배치하는 식이다. '창고' 내 '상자' 안에 침실과 주방 및 욕실을 배치하고, 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시야와 동선은 집 주변의 풍경과 직접적인 관계를 만들어낸다.
집 내부의 동선은 늘 외부 공간에 밀접하게 연결된다. 공용 공간은 높이도 높거니와 외부와 직접 관계함으로써 마치 항상 열린 공간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며, 주변의 풍경과 자연을 만끽하게 해준다. 이러한 아이디어에 따라, 이 집은 한쪽 끝에 빈 공간을 두었다. 이 외부 공간을 덮는 캐노피는 그늘과 시야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다시 집의 중심 공간이 된다.
아울러 집은 저에너지 건물로 설계되었다. 여름철 입면의 작은 개구부들과 북향 천창들로 맞통풍(Crossed Ventilation)을 유도하여 에어컨 없이도 집 안 온도를 쾌적하게 유지시켜 줄 시스템을 계획했다. 겨울철에 대비하여 벽두께와 단열을 더했고, 태양전지판과 연결된 고성능 우드칩 히터는 난방과 온수 기능을 모두 제공한다. 빗물은 지하저수조에 집수되었다가 정원과 화장실에 '재활용수'로 쓰인다. 시공을 위한 재료들은 모두 지역의 생산업자와 공급업자로부터 수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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