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조상들은 솔직히 말을 하자면 황토 흙이 좋아서 지은 집이라고는 생각을 못했을 것이며, 당시의 기술력이나 집을 짓기 위한 자재로는 나무와 돌 그리고 흙이 전부였으니까? 그래서 집을 짓는데 걸리는 시간은 많이 걸렸다. 먼저 집을 지을 터를 만들고 산골짝을 해매면서 주춧돌을 지게에 짊어지고 집터로 운반을 했다.
그런 황토 집을 여수향일 암 가는 길목에서 만났다. 원통형으로 만든 집을 자세히 관찰을 해보니 지붕은 현대식 검은 기와를 얹었다. 그리고 창문은 출입문을 제외하고 한곳으로 만들었다. 출입문에는 하얀 고무신을 놓았다. 출입문 위에는 전구가 달려있다.
그리고 주변에 있는 크고 작은 돌들을 주워 모아서 토담을 친다. 토담을 치기까지의 과정도 매우 복잡하다. 먼저 통나무를 베어다 문틀을 만들고 대나무 같은 단단한 재료와 짚으로 새끼를 꼬아 문틀사이를 얽어매고서 황토 흙을 바른다. 황토 흙도 짚을 듬성듬성 설어서 흙과 함께 시멘트를 버무리 듯 하고 벽에 흙을 바른다.
이 흙은 황토가 좋은 줄을 알고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황토 흙이 집안의 온도를 보존하는데 효과가 있으니 황토를 발랐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창문도 요즘이야 유리가 있어서 밖을 보기가 쉽지만 그때는 창호지(한지)가 전부다.
하지만 요즘은 문명의 발달로 철근과 시멘트 그리고 온갖 자재들이 발달하였으며, 여기에 조립식까지 등장을 하여 집을 짓는데 시간이며 인건비를 절약 할 수 있다. 그래도 우리조상들의 지혜가 듬뿍 담긴 황토 집을 만나보니 어릴 적 생활상이 새삼 그립구나.
집 주변은 옛 조상들의 농사에 신농씨를 기리는 각종 종자들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예나 지금이나 매달려 있는 종자는 대부분 옥수수가 전부다. 왜 옥수수는 많이 말라도 싹이 트지만 다른 종류의 씨앗은 많이 말리면 싹이 트질 않는다. 키와 나무로 판 바가지와 대나무로 엮은 그릇도 매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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