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0.01.29 00:42 / 수정 : 2010.01.29 04:03
현대重 출신이 만든 명성산업… 성실성·기술력이 값진 자산
울산광역시 온산읍 ㈜명성산업 야외 작업장. 1만3223㎡(약 4000평) 넓이의 작업장에는 푸른색 작업복에 안전모를 쓰고, 분진 방지 마스크를 쓴 직원 30여명이 용접작업에 한창이었다. 매캐한 연기가 피어올랐고 시퍼런 불꽃이 곳곳에서 번쩍였다.
마스크와 안전모를 벗고 다가온 전국명(74)씨는 백발의 노인이었다. 현대중공업 하도급업체에서 30년 넘게 일한 전씨는 정년 퇴직 후 명성산업에 입사했다.
"일을 하니까 돈도 벌고 건강도 지키고, 사는 것이 지루하지도 않습니다. 놀면 뭐한답니까." 전씨는 70세를 넘어서면서 기력은 좀 쇠했지만 기술은 전혀 녹슬지 않았고 하루 8시간 일하는 것도 끄떡없다고 했다.
- ▲ 누가 이들을 퇴물이라 부르랴.‘ 퇴직자들의 천국’명성산업의 울산 조업장에 모인 60, 70대의 직원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 김용우 기자 yw-kim@chosun.com
명성산업은 퇴직자들이 창업하고, 퇴직자들이 재취업해 일하는 회사다. 김 사장은 30년 동안 선박 조립만 해온 기술자로 57세 때 현대중공업에서 정년 퇴직했다. 작은 부품회사에 들어가 하루 6만~7만원을 받으며 일했지만 젊은 직원들은 '늙은이가 왜 아직도 현장에 와서 방해하느냐'며 따가운 시선을 보냈다. 그는 "평생 선박 부품을 만져온 실력을 보여주겠다는 오기가 생겼다"고 했다. 그러고는 2001년 다른 현대중공업 퇴직자 11명과 함께 이 회사를 세웠다. 11명 주주들의 평균 연령은 63세다.
처음에는 다들 '퇴물'들이 제대로 제품을 만들까, 납기일은 맞출까 반신반의했다. 그러나 노련한 기술력으로 결함 없는 제품을 만들고, 납기일에 앞서 제품을 전하자 이런 시선은 싹 사라졌다.
창립 초기 10억원 수준이던 연 매출액은 조선업 호황을 타고 2007년 30억원까지 늘었다.
김 사장은 "경험은 돈 주고도 못 산다"며 "우리가 오랜 시간 쌓아온 노하우는 젊은 인력들이 쉽게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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