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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몽골 나무심기

by 달빛아래서 2010. 5. 16.
사회
종합

[Why] 국내 기업이 몽골에 나무 심는 까닭은?

  • 입력 : 2010.05.15 03:05 / 수정 : 2010.05.15 15:53
조현민 팀장

한반도 뒤덮는 황사 발원지 中보다 사막화 훨씬 빨라
7년간 직원 1천명 4만여그루 심어 숲 조성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150㎞ 떨어진 바가노르구(區)는 노천광산이 줄지어 있는 곳으로 2만명이 산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몽골에서는 4대 인구 밀집 거주지다. 바가노르구는 황사 발원지이기도 하다.

사방이 모래사막이며 황토색 모래밭이 지평선까지 펼쳐져 있다. 강한 서풍을 타고 유입된 '쇼룬 슈르가(Shoroon Shuurga·몽골어로 모래 폭풍)'는 초지를 순식간에 삼켜버릴 정도로 강력했다. 이 모래폭풍이 세력을 확장하면 황사(黃砂)가 되는데 그 황사가 2~3일이면 한국의 하늘을 누렇게 뒤덮어 버린다. 지난 5일 이곳에서는 한국인들이 참여한 가운데 나무 심기 행사가 한창이었다.

대한항공 직원과 한국의 NGO '푸른아시아'소속 활동가와 바가노르 학생 등 약 200명이 땅에 구덩이를 파고 토양보습제를 넣고 물을 뿌리며 포플러나무를 심었다. 왜 한국인들이 몽골에서 나무를 심는 것일까?

몽골의 사막화(沙漠化)를 막기 위해서다. 대한항공은 지구온난화가 이슈로 부상하자 1990년대부터 환경경영의 이념을 도입했다. 조양호 한진그룹회장은 올 신년사에서 비용절감과 생산성 향상보다 친환경기업이 되자고 강조했다.

2004년엔 조 회장이 100여명의 직원과 몽골에서 직접 나무를 심었다. 이후 지난 7년 동안 1000명의 직원들을 이곳에 보내 환경파괴 현장을 경험토록 했다. 올해도 200여명의 직원들이 3차례에 걸쳐 식목행사를 나설 예정이다.

몽골은 급격한 사막화 위기에 처해있다. 국토의 90%에서 사막화가 진행되면서 6만9000㎢의 목초지가 사라졌고 식물종의 75%가 멸종했다. 최근 10년 동안 벌목으로 인해 강물의 수위가 절반으로 줄기도 했다. 몽골 국토의 8%에 이르던 산림지역은 무분별한 벌목으로 6.7%로 감소했다. 북쪽 삼림을 기반으로 3800여개 강과 3500여개의 호수가 있었지만 21세기 들어 약 850개의 강과 약 1000개의 호수가 사라졌다.

한국으로 유입되는 황사는 중국에서도 오지만 몽골은 중국보다 사막화 속도가 훨씬 빠르다. 체세드 반자락츠(Banzragch) 몽골 자연환경부 전략기획국장은 "최근 수년 동안 연평균 황사 발생일이 과거 30일의 배가 넘은 60~70일로 증가했다"며 "사막화 때문"이라고 경고했다.

사막화는 기후온난화로 인한 토양건조와 바람의 양과 속도 증가에서 비롯된다. 가축의 방목과 광산개발, 벌목도 주요인이다. 몽골은 1918년 가축수가 960만 마리였지만 현재 4100만 마리 수준으로 급증했다. 정부가 캐시미어 수입을 장려한 때문인데 결국 정부의 정책이 사막화를 초래한 실정(失政)이 됐다. 3000만 마리 정도가 적정 수준인데 지나친 가축 방목으로 초지가 황폐해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2004년부터 바가노르 지역 31.4㏊(31만4000㎡)에 4만6000그루의 나무를 심으면서 숲을 조성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조성하는 숲은 몽골 국회의원들이 나무 심기에 동참하면서 국가적인 조림프로젝트가 되고 있다.

오는 15일 몽골 대통령도 이곳을 방문해 식수에 나설 예정이다. 바가노르는 2006년 칭기즈칸 제국 수립 800주년을 기념해 몽골정부가 지차체 녹지조성사업 평가에서 우수도시에 선정되면서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작년에는 루이메드 간수흐(Gansukh) 몽골자연환경관광부 장관으로부터 자연환경 최우수훈장을 받았다. 지난 5일에는 조 회장 막내딸인 조현민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 IMC 팀장이 바가노르구(區)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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