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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레이건의 부활

by 달빛아래서 2011. 2. 1.

국제
미국ㆍ중남미

美, 레이건의 부활

  • 입력 : 2011.02.01 02:59

탄생 100주년 맞아 '위대한 소통자' 칭송… 리더십 재조명
오바마의 '닮고 싶은 모델' 그가 편 정책 따라하기도

'위대한 소통자'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1911~2004) 탄생 100주년(2월 6일)을 앞두고 미국 전역에 추모 열기가 번지고 있다. 미국 프로풋볼(NFL) 챔피언결정전이 열리는 텍사스부터 워싱턴DC의 의회 도서관, 중서부의 초등학교에 이르기까지 그를 기리는 다양한 행사가 준비되고 있다.

레이건 전 대통령 탄생일에 수퍼볼이 열리는 텍사스주 알링턴 카우보이스 스타디움에선 경기 시작 전 대형 스크린을 통해 레이건 전 대통령의 탄생을 축하하는 메시지가 방영된다. 레이건이 태어난 일리노이주 농촌마을 탐피코에서 그가 잠든 캘리포니아주 시미밸리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영화 상영과 에세이 경연대회, 만찬, 강연, 뮤지컬, 록그룹 비치보이스 공연 등이 펼쳐진다.

탄생 100주년을 맞아 레이건의 정신적 유산이 가장 강하게 느껴지는 곳은 백악관. 미국 보수주의의 영웅인 레이건 전 대통령은 전형적인 진보주의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머릿속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다. 오바마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휴가 때 레이건의 전기를 읽고 데이비드 거겐 등 당시 참모진을 만났다. 월스트리트에 대한 규제와 건강보험개혁 등 적극적인 정부의 개입을 주장하는 오바마의 정책은 탈규제와 감세(減稅), 시장중심이라는 레이건의 노선과 대척점에 있다. 하지만 오바마는 그의 역할 모델을 레이건한테서 찾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한다. 지난달 25일 국정연설은 오바마가 레이건에게 얼마나 가까이 다가가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오바마는 재정 지출 삭감과 조세 제도 단순화, 사회안전보장제도의 개선을 요구했다. 모두 레이건 전 대통령이 1982년 중간선거에서 패배한 이후 3년차 때 펼쳤던 정책들이다.

오바마는 레이건의 성공스토리를 재현하고 싶어한다. 레이건은 취임 당시 12.5%의 인플레와 7.5%의 실업률에 이르는 경제난과 "훈련된 승무원이 없어 군함을 못 움직인다"는 비아냥을 듣는 군사적 불신을 물려받았지만 경제를 살리고 강한 군사력으로 소련을 물리치고 냉전을 종식시켰다. 취임식 할 때보다 이임식 할 때 지지율이 더 높았던 대통령은 아이젠하워와 레이건 둘뿐이다.

2004년 11월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시미밸리의 레이건도서관에서 열린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기념우표 발행식에 참석한 낸시 여사가 기념우표 대형 복사본을 만지고 있다. /AP
시사매거진 타임은 "아이콘이 되기 전 레이건은 역설의 정치인이었다"고 평가했다. '온화한 근본주의자' 혹은 '보수주의 혁신가' 등 통념을 깨는 역설의 정치를 시도했다는 것이다. 1933년 이후 지속돼온 정부 주도의 복지를 깨고, 소련과 힘의 균형을 추구하는 대신 '악의 축'으로 몰아 절대 승리를 쟁취했다. 또 핵무기의 점진적 감축 대신 폐기를 요구하는 등 근본적인 변혁을 추구했다.

하지만 그는 현실정치에서 실용적인 비전을 추구해 원하던 것의 80%만 얻으면 만족했으며, 그의 보수주의는 낙천적이고 미래지향적이었다. 숀 윌렌츠 프린스턴대 교수는 "레이건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신중한 사람이었다"며 "통치에는 타협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했고, 막후에서 자신이 실제로 할 수 있는 일만 추진했다"고 평가했다.

레이건 전 대통령은 무엇보다 복잡한 문제를 간단명료하게 전달하는 탁월한 소통능력을 가졌다. 특히 자신의 낙관론을 국민들이 공유토록 하는 '신념의 이식'에 성공한 정치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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