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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양식.자재

공장서 찍어내는 '모듈러 주택

by 달빛아래서 2013. 5. 27.

공장서 찍어내는 '모듈러 주택

 

(공장서 70~80% 만들어 현장서 조립)'… 공공임대에 첫 등장

  • 정한국 기자
  •  

    입력 : 2013.05.27 03:01

    [행복주택 가좌지구에 일부 시범도입… 대량생산 가능하고 공사 기간도 짧아]
    서울시·SH공사도 도입 검토 - 5층짜리 소형으로 지을 경우 모듈러 공법땐 30~40일 걸려
    기업들 관심도 높아 - 포스코A&C, 수출까지 나서… 일부 대형건설사 사업성 타진

    아파트나 주택도 공장에서 찍어내듯이 '대량 생산하는' 시대가 열린다.

    국내 공공 임대주택 시장에 모듈러(modular) 주택이 등장한다. 골조나 전기 배선 등 집의 70~80%를 공장에서 미리 만들고, 집이 들어설 터에 이 부분을 통째로 옮겨 '레고 블록'을 맞추듯 조립하는 방식으로 만드는 주택이다. 일반 철근 콘크리트 주택보다 공사 기간이 짧다는 게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서울 서대문구 가좌지구에 짓는 공공 임대주택 650가구 중 5층 이하 원룸형 주택 20~30가구와 상가 일부에 이런 모듈러 공법이 적용될 예정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행복주택 시범 사업지 중 하나다. 행복주택 사업으로 정부는 전국 철도 부지나 사용하지 않는 국·공유지 등을 활용해 5년간 임대주택 20만 가구를 지을 계획이다. 시범 사업 결과에 따라 모듈러 주택 비중이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포스코 A&C가 직원용 숙소로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지은 모듈러 주택. 국토교통부는 공장에서 대부분 제작을 끝낸 뒤 현장 마감공사만 하는 모듈러 주택을 행복주택 가좌지구에 시범 공급할 예정이다.
    포스코 A&C가 직원용 숙소로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지은 모듈러 주택. 국토교통부는 공장에서 대부분 제작을 끝낸 뒤 현장 마감공사만 하는 모듈러 주택을 행복주택 가좌지구에 시범 공급할 예정이다. /포스코A&C 제공
    업계에 따르면 5층짜리 소형 임대주택을 철근 콘크리트 제작 방식으로 지으면 공사 기간이 6개월가량 된다. 하지만 모듈러 공법을 적용할 경우 30~40일이면 공사를 마칠 수 있다. 조립식 건물인 만큼 철거가 쉽다는 것도 장점이다. 주요 자재의 최대 80~90%가량은 재활용도 가능하다.

    아직 건축비가 일반 국민임대주택과 비교했을 때 싸지 않은 것은 단점이다. 포스코A&C가 서울 청담동에 모듈러 공법을 적용해 건축한 직원용 주택(18가구)은 3.3㎡당 공사비가 430만~450만원 선이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짓는 국민임대주택의 건축비는 3.3㎡당 평균 400만원 선이다.

    다만 모듈러 방식으로 짓는 주택이 늘어날 경우 대량 생산을 통해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표준화 방식으로 설계된 같은 모양의 주택을 대량으로 찍어내기 때문에 불필요한 자재 낭비를 막을 수 있고, 공사 기간이 줄어 인건비 절감도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포스코A&C 민경만 수요개발실장은 "공사 속도가 빨라 임대주택에서 빠른 입주가 가능하고, 임대사업자가 빨리 세를 놓고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건설 현장에서 땅을 장기간 빌려 그 위에 모듈러 공법으로 기숙사나 사원 숙소 등을 짓고, 공사가 끝나면 건물을 해체하는 방법을 쓰는 경우도 많다. 국내에서도 땅을 장기간 임차해 임대주택을 지어 세를 놓는 '토지임대부주택'이 도입된 만큼, 모듈러 주택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국토부 이명섭 공공택지기획과장은 "행복주택 시범 사업을 통해 모듈러 주택이 사업성이 있는지 검증하고, 여건이 되면 공급 규모를 더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와 SH공사도 최근 도심에 짓는 임대주택에 모듈러 공법을 적용하기로 하고 도입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모듈러 주택이 아직 일반 주택 시장까지 확산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많다. 우선 목재나 철골 등이 주로 사용되는 조립식 주택인 만큼 콘크리트 건물보다 소음이나 진동, 화재에 약할 것이란 지적도 있다. 소비자들이 심리적으로 거부감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임대주택에 모듈러 공법이 도입되면서 자칫 임대주택에 대한 선입견이 모듈러 주택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국내에서는 포스코 계열사인 포스코A&C가 작년 2월 모듈러 주택 공장을 만들고 수출까지 하는 등 적극적으로 사업에 나서고 있다. 일본 모듈러 주택 업체인 세키스이하임이 한라건설 계열사와 합작해 국내에 진출했다. 일부 대형 건설사도 사업성을 검토하는 등 진출 여부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듈러(modular) 주택

    골조·전기 배선·온돌 등 집의 70~80%를 공장에서 미리 만들고 주택이 들어설 부지에서는 조립만 하는 방식으로 짓는 주택. 일반 철근 콘크리트 주택에 비해 상대적으로 빨리 지을 수 있고, 철거도 쉽다는 게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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