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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양식.자재

[스크랩] 17평 주택의 역발상 - 문추헌 文秋軒

by 달빛아래서 2013. 8. 31.

HOUSE PLAN
대지위치 충청북도 충주시 엄정면 대지면적 420㎡(127.27평) 건물규모 지상 1층 건축면적 55.48㎡(16.81평) 연면적 55.27㎡(16.74평) 건폐율 13.21% 용적률 13.16% 최고높이 4.5m 구조재 철근콘크리트 지붕재 철근콘크리트 단열재 스티로폼 창호재 알루미늄단열바, 24㎜ 복층유리 내벽마감재 적벽돌 바닥재 온돌마루 설계 서현(한양대학교 건축학부) 02-2220-0301 설계팀 백윤경, 정지명 시공 정원종합건설

청빈한 독신자의 생활을 담을 공간이 그리 크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육십 대를 바라보는 건축주에게 집은 절대적인 크기와 관계없이 평생 가장 큰 꿈이었을 것이다.

건축주는 15평 정도 크기를 가늠했다. 이미 본인이 직접 그린 평면 스케치를 들고는, 간단한 자문 정도를 염두에 두고 나를 방문하였다. 스케치에는 대개의 경우처럼 과다한 정보가 들어가 있기도 하고 꼭 필요한 정보가 빠져있기도 했다. 건축주와 함께 앉아 스케치의 의도를 파악하며 간단히 평면을 그려 전달했다. 물론 손으로 그린 간단한 스케치였다.

그러나 이야기가 길어질수록 평생 의료봉사 활동만 해온 건축주가 이 이상의 건축 작업을 진행하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문가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6,000세대에 이르는 초대형 아파트 단지계획과 15평짜리 작은 주택의 작업이 동시에 진행되는 기묘한 상황이 벌어졌다. 경험상, 집의 규모가 작을수록 건축주가 가진 모든 것이 그곳에 걸려 있기 쉽다. 때문에 작업의 규모와 중요도가 비례하지는 않았다.

↑ SECTION

INTERIOR SOURCES
내벽 이화벽돌
수전 등 욕실기기 대림바스
바닥재 LG온돌마루 오크
주방기기 한샘

일단 벽량이 줄어야 공사비가 줄어든다. 따라서 건물은 반듯한 사각형일 수밖에 없었다. 15평이면 좀 작을 것 같다는 건축주의 의견을 따라 면적은 2평 정도가 늘었다. 그럼에도 절대 면적이 작으니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다. 또한 혼자 사는 집이니 침실은 꼭 잠만 잘 수 있는 크기로 계획했다. 수납공간이 부족하면 생활공간이 피해를 보므로, 꽤 규모가 큰 다락방도 마련되었다. 모든 건물이 다 그렇듯이 가장 큰 문제는 '예산'이다. 이 집의 경우, 일반적인 기준으로 예산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컨테이너박스나 샌드위치패널 등 여러 방법을 모색하던 중 작은 건설회사에서 이윤의 여지가 없는 이 건물을 지어보겠다고 나섰다.

가장 싸게 지으려면 해당 건설회사가 익숙하게 짓던 방식을 택해야만 했다. 당시 시공사가 제시한 농가주택 건설기준은 콘크리트 구조체에 내부는 벽지 마감, 외부는 적벽돌 마감이었다. 건축가의 역할은 건축주의 꿈과 시공자의 현실 사이를 여며나가는 것이다. 벽지를 탐탁찮게 여기는 건축주의 취향에 따라 내외부가 뒤집혀 콘크리트가 외부 마감 재료로 바뀌는 방안을 택했다. 당황한 시공자에게는 사진 속의 우아한 노출콘크리트 건물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고 거듭 확인시켜야 했다.

↑ PLAN-ATTIC

↑ PLAN-1F

공정별 시공비(원)
골조공사 11,846,000
적벽돌 조적공사 7,200,000
가스필증 300,000
개발행위 1,000,000
기름보일러 1,000,000
정화조 500,000
지하수 2,000,000
기타공사 700,000
잡자재 2,815,000
장비 및 설비비 2,775,000
싱크대 및 신발장 4,000,000
창호 공사(싱글 포함) 5,625,000
타일 및 위생도기 1,875,000
전기공사 및 등기구 2,000,000
도배 및 장판 1,500,000
목공사 9,630,000
미장 공사 2,7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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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계 57,466,000
3.3㎡(1평)당 약 345만원
*석축, 데크 제외



절대 예산의 제한 속에서 멋진 외관은 중요하지 않았다. 예산이 아닌 관심이 필요한 곳을 찾아나가야 했다. 집안에서 하늘이 보이면 좋겠다는 건축주의 바람에 따라 천창이 생겼다. 결로가 생기면 닦으면 되지 않느냐는 건축주의 의지는 명쾌했다. 덕분에 시공자를 다시 한 번 당황하게 했지만, 결국 최선을 다해 마무리를 해주었다. 상주인원이 없는 현장이다 보니 예상치 못한 사건은 계속 생겼다. 의도와 우연이 교차하며 완성된 외벽은 스님들의 법복처럼 누덕누덕하다. 그러나 내부에서 바라보는 자연의 풍광과 빛은 화려하고 찬란하다. 공사는 끝나도 집은 완성되지 않는다. 건축가와 시공자의 일이 끝났으니 이제 건축주가 건물을 이어서 만들어 나가는 일이 남았다. <글 _ 서현>

건축가 서현
서울대학교 건축학과와 대학원,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건축대학원을 졸업하였다. 현재 한양대학교 건축학부 교수이며 <건축, 음악처럼 듣고 미술처럼 보다>, <건축을 묻다>, <배흘림기둥의 고백> 등을 저술하였다. 주요작품으로는 <효형출판사옥>, <김천상공회의소>, <해심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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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토지사랑모임카페
글쓴이 : 김 선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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