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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 너무 달랐던 선원과 승객들

by 달빛아래서 2014.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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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09:23) "탈출방송 불가능" 해놓고 승객 휴대폰 영상(09:28) "船室이 안전" 방송 나와

[세월호 交信과 승객들의 SNS 비교해보니…]

-바깥 상황 깜깜했던 선원들
학생 "海警이 도착했다"
선원 "海警은 언제 오나"

-위급함 먼저 알아차린 승객들
교감 "전원 구명조끼 착용 완료"
선원 "구명조끼 착용 확인안돼"

-먼저 달아난 승무원들
9시50분 선원들, 세월호 탈출
9시56분 학생들 "살아 만나자"
10시15분 세월호 "탈출하라"

 

"선원도 구명조끼 입고 대기하라고 했는데 (승객이) 구명조끼 입었는지 확인 불가능합니다."(세월호·16일 오전 9시 17분)

"승선자 전원 구명조끼 입었습니다."(단원교 교감·16일 오전 9시 26분)

지난 20일 세월호와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 간의 교신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16일 사고 당시 세월호 승무원들의 한심한 대처가 드러났다. 세월호의 승객들이 스마트폰으로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와 선원의 교신록을 시간대별로 비교해보면 이런 모습은 더 뚜렷해진다. 승객들이 승무원보다 사고의 위중함을 먼저 알아차린 정황이 곳곳에서 나타난다. 세월호가 승객 탈출 결정도 못 하고 헷갈리고 있을 때 학생들은 이미 구명조끼 착용을 끝내고 있었다. 하지만 어린 학생이 많았던 승객들은 이런 승무원들을 믿고 움직여야 했다. 그 결과 대형 인명 사고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승객보다 느린 승무원들

16일 오전 8시 48분에 배가 급선회하며 발생한 사고 소식을 외부에 가장 먼저 알린 건 승무원이 아니라 학교 측이었다. 단원고 강민규 교감은 사고 발생 2분 뒤인 8시 50분 학교에 전화를 걸어 "배에 문제가 있다"고 알렸다. 하지만 세월호는 8시 55분 엉뚱하게 관할도 아닌 제주 VTS에 사고 신고를 한다. 관할인 진도 VTS에 사고 소식이 전달돼 교신이 이뤄진 건 12분 뒤인 9시 7분이었다.

세월호 침몰 당시 승객과 승무원들의 대화 비교.
생사가 걸린 긴급 상황이라는 점도 승객들이 더 빨리 알았다. 단원고 연극부 학생은 9시 5분에 이미 '우리 진짜 죽을 거 같아'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동아리 단체 방에 띄웠다.

세월호 승무원은 9분 21분과 22분에 진도 VTS에 "해경이 언제 오느냐"고 거듭 묻고 있는 반면, 선내에 있던 한 학생은 25분에 '지금 막 해경 왔대'라는 문자도 발송했다. 승객들이 바깥 상황을 파악하고 대비하는 동안 세월호 승무원들은 망설이기만 했다. 9시 17분에는 "(승객들이) 구명조끼 입었는지 확인 불가능"이라고 했고, 25분엔 탈출 지시를 할 것인지를 놓고 세월호와 진도 VTS가 서로 결정을 미루고 있었다. 세월호는 26분엔 진도 VTS에 "지금 탈출하면 구조할 수 있느냐"고 되묻는다. 이때는 이미 주변의 선박들이 세월호에 접근해 구조 준비를 하고 있을 때였다. 이때 세월호가 탈출 지시를 했다면 수많은 승객이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무능한 데다 상황 파악조차 제대로 못 해

세월호는 선내 상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세월호 승무원은 9시 23분에 "현재 (선내) 방송도 불가능한 상태"라고 했지만, 승객 중 한 명이 9시 28분쯤 촬영한 스마트폰 영상을 보면 "선실이 안전합니다"라는 안내 방송이 나오고 있다. 명백한 모순이다. 전문가들은 "승객을 구하기 위해 승무원들이 몸으로 뛰어다녀도 시원찮을 판에 정상 작동하는 기기로 탈출 방송조차 안 한 사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결국 자기들 먼저 탈출

승객들이 주고받은 카카오톡 내용 등을 보면 서로 안부를 걱정하고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는 모습이다. 단원고 연극부 학생들은 9시 3∼4분 '연극부 사랑함' '다들 사랑해'라는 메시지를 남긴다. 9시 36분 단원고 2학년 4반 단체 카카오톡 방에는 한 학생이 '살아서 만나자 ㅋㅋㅋ'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1분 뒤 세월호는 진도 VTS와 마지막 교신을 했다.

이준석 선장과 승무원들은 그 직후 배를 탈출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선원들은 9시 50분쯤 무사히 구조됐고 10시 30분엔 땅을 밟았다. 반면 9시 56분 2학년 4반 카카오톡 방에는 '부디…(살아서 만나자)'라는 메시지가 올라온다. 2학년 4반 채팅방 멤버 39명 중 사고 당일 이 메시지를 확인한 사람은 4명뿐이었다. 탈출하라는 방송은 10시 15분이 돼서야 나왔다. 늦어도 너무 늦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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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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