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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정부

방한 프란체스코 교황과 박근혜대통령

by 달빛아래서 2014. 8. 15.

[교황과의 100시간] 교황 "희망은 위대한 선물… 사회적 弱者 배려를"

  • 최재혁 기자

     

  • 입력 : 2014.08.15 03:18

    [청와대 환영식·공항 영접]

    교황 "평화는 단순히 전쟁 없는 것이 아니라 정의의 결과"
    朴대통령 "核없는 통일 한반도 전세계의 염원이라 믿어"
    朴대통령, 공항 영접서 스페인어로 "환영합니다" 인사

    박근혜 대통령은 14일 오전 10시 35분 한국 땅에 첫발을 디딘 프란치스코 교황을 환한 미소로 맞았다. 박 대통령은 긴 시간 비행기를 타고 온 올해 78세의 교황에게 먼저 "여행이 불편하지 않으셨는지요?"라고 물었다. 교황은 미소를 지으며 "괜찮습니다"라고 답했다.

    이번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박 대통령은 교황에게 "이번 방한을 계기로 우리 국민에게 따뜻한 위로가 전해지고 분단과 대립의 한반도에 평화와 화해의 새 시대가 열리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라고 했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반도 평화를)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왔습니다"라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를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맞아 본관으로 안내하고 있다. 이날 교황은 면담 후 연설에서는 “희망은 얼마나 위대한 선물이냐”고 역설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를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맞아 본관으로 안내하고 있다. 이날 교황은 면담 후 연설에서는 “희망은 얼마나 위대한 선물이냐”고 역설했다. /뉴시스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환영 행사에서도 두 사람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강조했다. 먼저 박 대통령은 환영사를 통해 "교황께서 아시아 지역 중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하신 데에는 분단의 아픔을 겪고 있는 한반도에 평화와 화해의 정신을 심어주고자 하는 뜻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6·25 전쟁과 이산가족의 비극을 언급하며 "핵 없는 통일 한반도를 이루는 것이야말로 교황님을 비롯해서 평화를 사랑하는 전 세계인의 염원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의 평화 추구는 이 지역 전체와 전쟁에 지친 전 세계의 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우리 마음에 절실한 대의(大義)"라며 "희망은 위대한 선물이며 우리는 우리가 희망하는 목표를 위해 결코 좌절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또 "평화의 부재(不在)로 오랫동안 고통을 받아 온 이 땅 한국에서 이러한 (평화에 대한) 호소가 더욱 절실하게 들릴 것"이라며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정의의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리고 정의는 자제와 관용의 수양을 요구한다"며 "과거의 불의를 잊지는 않되 용서와 관용과 협력을 통해 불의를 극복하라고 요구한다"고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월호 사고 등 현안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으나 "한국도 정치적 분열, 경제적 불평등, 자연환경의 책임 있는 관리에 대한 관심사들로 씨름하고 있다"며 "여기서 사회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열린 마음으로 소통과 대화의 협력을 증진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했다.

    
	교황·朴대통령이 주고받은 선물… 프란치스코 교황이 14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선물한 ‘로마 대지도’ 동판화(사진 왼쪽). 지난 2000년 바티칸 도서관에서 만들었다. 박 대통령은 교황에게 ‘화목문(花木紋·꽃나무무늬) 자수 보자기 액자’(사진 오른쪽)를 선물했다. 자수공예가 이정숙씨의 작품으로 백색 명주에 30가지 색실로 수를 놓았다
    교황·朴대통령이 주고받은 선물… 프란치스코 교황이 14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선물한 ‘로마 대지도’ 동판화(사진 왼쪽). 지난 2000년 바티칸 도서관에서 만들었다. 박 대통령은 교황에게 ‘화목문(花木紋·꽃나무무늬) 자수 보자기 액자’(사진 오른쪽)를 선물했다. 자수공예가 이정숙씨의 작품으로 백색 명주에 30가지 색실로 수를 놓았다. /청와대 제공
    이날 박 대통령은 스페인어를 이따금 썼다. 서울공항에서 교황을 맞을 때 그는 "Bienvenido a Corea(한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했다. 정상 면담 중에 교황이 "평화는 하느님의 선물"이라고 하자 박 대통령은 "La paz es un regalo que merece la pena(평화는 수고할 만한 가치가 있는 선물이다)"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어렸을 때부터 영어, 불어와 스페인어를 공부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을 태운 국산 소형차 '쏘울'은 이날 오후 3시 46분 청와대 본관에 도착했다. 우산을 쓰고 있던 박 대통령은 우산을 치우고 교황을 맞았다. 교황은 방명록에 '다채로운 전통이 있고 평화를 위해 노력하며 이를 전파하는 이 따뜻한 나라의 환대에 감사합니다'라고 썼다.

    박 대통령은 교황을 엘리베이터로 안내하면서 "먼저 타시라"고 했다. 교황이 "아르헨티나에서는 레이디 퍼스트가 원칙"이라며 거절했지만 박 대통령은 "교황님은 다르시다"며 재차 양보한 뒤 나중에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엘리베이터에서 박 대통령은 "좋아하는 스페인어 구절이 있다"며 "La esperanza es lo ultimo que se pierde (희망은 가장 마지막에 잃는 것이다)"라고 했다. 교황은 영어로 "희망은 기프트(gift)"라고 화답했다. 박 대통령은 작년부터 네 차례에 걸쳐 교황 측에 친서(親書)를 전달하는 등 교황 방한에 공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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