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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양식.자재

대지 30여평의 자투리땅에 지은 40여평집

by 달빛아래서 2016. 8. 24.


 자투리땅에 지은 집, 길음동 해솔이네집.
마당 없는 도심 속 주택이지만 창밖 너머 나무와 꽃들은 오늘도 한 폭의 그림이 되어준다.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마음의 여유를 집을 짓고 나서 만끽하게 된 해솔이네 가족이다.

 

 

(자투리땅에 지어진 주택의 외관)

 

 

 

(주거공간 쪽에 둔 별도의 출입구)

 

도심 내 주택살이를 위해 열심히 발품 팔던 어느 날, 서울 길음동의 재개발구역에서 제외된 작은 자투리땅이 부부의 눈에 들어왔다. 식구가 많지 않으니 큰 땅, 넓은 집은 처음부터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고민은 딱 하나! 이 작은 땅 위에 놓일 집을 ‘기존 주택으로 리모델링할 것인가’, ‘신축을 할 것인가’였다. 장단점이 있는 이 두 가지 선택지를 두고 저울질이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무조건 신축이었죠. 하지만 땅이 다른 주택부지처럼 반듯하지도 크지도 않은 상태였고, 그렇다 보니 집을 짓는 것조차 쉽지 않겠더라고요.”

 

 

 

 


(왼쪽부터)
- 가족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2층 창 앞에는 시선을 가리지 않을 만큼의 목재 가림막이 설치되었다.
- 길과 맞닿은 1층 한 쪽에는 건축주의 요구사항에 따라 소규모 사무공간을 배치했다.

 

 

 


(왼쪽부터)
- 벽면에 넓은 수납공간을 둔 현관
- 4층까지 연결되는 아담한 중정은 이 집만의 포인트가 되어준다.
- 창을 통해 환한 빛이 들어오는 계단실

 

그도 그럴 것이, 대지는 꺾인 다각형 형태를 띠고 있었고, 남측 대지가 2미터 이상 높아 채광과 조망에도 불리한 상황이었다. 부부는 땅을 찾았을 때처럼 이곳저곳 뒤져가며 이 고민을 함께해줄 건축가를 물색했다. 그렇게 선택한 건축가는, 이미 과천 협소주택을 통해 자투리땅을 경험해본 오파드건축연구소 오문석 소장이었다.

“땅을 보는 순간, 건축주의 고민이 무엇인지 딱 알겠더라고요. 그나마 위안으로 삼을 수 있는 부분은, 비록 동측 면이기는 하나 경사진 좁은 도로 너머 아파트단지의 조경이 버퍼(Buffer) 역할을 해주어 도심, 특히 골목 안 자투리땅에서 체험하기 힘든 풍광을 만들어낸다는 점이었습니다.”

 

 


(2층 드레스룸의 옷장 속에는 1층 세탁실과 연결된 통로를 두어, 빨랫감을 들고 오르내리는 수고를 덜었다)
 

이러한 땅의 이점은 실제 설계에서도 적용되어 동측 면을 건축물의 전면으로 결정하게 되었다. 이후 부부의 요구사항은 간단했다. 채광이 풍부한 따뜻한 집, 그리고 집에서 일을 하는 아내의 소규모 사무실을 주택과 함께 구성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렇게 7개월이라는 긴 우여곡절의 시간을 보내고, 해솔이네 집이 완성되었다.

1층 현관에 들어서면 작은 중정과 마주한다. 이는 대지 특성상 남향으로 창을 맘 편히 열어둘 수 없는 가족을 배려해 채광 및 환기가 가능한 공간을 주택 한가운데 계획한 것이다. 한 평이 채 되지 않지만 1층부터 4층까지 열려, 이웃의 간섭을 받지 않는 외부 공간으로 가족에게는 보석 같은 장소가 되어준다.

“맑은 날은 햇살이 가득 들고, 비가 오면 빗물이 똑똑 떨어지겠죠. 계단을 지나 다른 층으로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이런 중정을 바라볼 수 있다니……. 주택에 살다 보니 작은 부분에서도 행복을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지금은 서재로 사용 중이지만 해솔이가 크면 아이 방으로 예쁘게 꾸며줄 계획이다)

 

 

 

 

(왼쪽부터)
- 2층 드레스룸
- 드레스룸 맞은편에 부부침실을 두었다.
- 타일로 깔끔하게 마감한 욕실

 

 

 

 

 

 


(상단왼쪽부터)
- 채광 좋은 3층에 거실과 주방 등 공동공간을 배치했다. 이곳은 가족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 동선을 고려해 ‘ㄷ’자로 배치한 주방
- 3층에서도 계단 옆 중정 덕분에 공간이 더욱 밝아 보인다.
- 옥상과 이어진 가족실

 

이 집의 또 다른 특징은 일반적인 주택의 배치와 달리 현관이 있는 1층의 바로 위층이 3개의 방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 위로 거실과 주방이 자리한다는 것이다. 다층의 주택구조에서 1층에 가까운 2층에 공동공간이라 할 수 있는 거실 및 주방을 배치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건축주는 설계 초기부터 가족이 주로 함께 시간을 보낼 공간들을 조망과 채광이 좀 더 양호한 3층으로 계획해달라고 요청했었다. 어차피 침실은 잠을 자는 시간대인 밤에만 주로 이용하는 공간이기에 채광 등에는 크게 비중을 둘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었다. 2층에 둠으로써 도로와 가까워져 생기는 약간의 소음은 기밀성 창호를 설치해 해소할 수 있었다.

설계 때만 해도 부부 둘뿐이었던 가족은 해솔이가 태어나며 세 식구로 늘었다. 앞으로 옥상정원도 마련할 예정이고, 해솔이의 방도 예쁘게 꾸며줄 계획이라는 부부의 말에서 행복의 기운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세 식구의 웃음소리가 언제나 이 골목길을 가득 채우길 바라본다.

 

 


(왼쪽부터)
- 건너편 아파트 조경은 주택의 또 다른 정원이 되어준다.
- 앞으로 많은 계획이 더해질 옥상 공간

 

 

 

설계자가 짚어주는 Check PointⅠ

작은 대지에 이루어지는 건축계획일수록 대지의 형태를 따라가지 않고서는 원하는 면적이나 구성을 찾기 어렵다. 이 주택의 경우도 가급적 대지의 형태를 따랐으며, 일조권 사선제한의 제약을 제대로 받게 되는 4층은 사선제한선에 따라 규정되는 벽면 수직선이 내부와 외부공간의 경계선이 되었다.
 
설계자가 짚어주는 Check PointⅡ

자투리땅에서는 층별 면적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들이 논의되는데, 그중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하는 부분이 벽체의 내·외부 마감 두께이다. 마감 두께를 줄이기 위해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단열재’. 가등급의 단열재 중 열효율이 높은 경질우레탄폼보온판을 쓰는 이유도, 타 단열재에 비해 비용이 다소 높기는 하지만 두께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따라서 외부마감재 또한 두께를 최소화할 수 있는 스터코플렉스를 기본 마감재로 채택하였으며, 내부에는 석고보드마감이 아닌 시멘트모르타르 미장면 위 도장과 벽지로 마감하였다. 이는 불과 몇 센티미터의 차이라 하더라도, 그만큼의 공간을 건축주에게 돌려주기 위함이다.
 
설계자가 짚어주는 Check PointⅢ

소규모 주택에 가장 적합한 인테리어는 단순하고 명료하며, 복잡한 요소를 배제하는 것이다. 이 주택 또한 이러한 상황에 맞춰 화이트와 베이지 톤으로 주색을 만들고, 부분적으로 그레이 컬러를 포인트로 주어 전체적으로 밝고 차분한 내부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설계자가 짚어주는 Check PointⅣ

이제는 사회적 화두가 된 ‘내집짓기’를 실현하려는 인구가 많아지고 있다. 특히 ‘마당 너른 집’이나 ‘넉넉한 집’보다는 ‘작은 집’, ‘협소주택’을 짓고 싶어 하는 이들이 더욱더 많아진 것이 사실이다. 이 집의 건축주도 이러한 집을 짓기 위한 계획을 세웠고, 그에 알맞은 작은 땅을 잘 찾아냈기에 모든 것이 가능했다고 본다. 땅이 아주 작을 경우 내 가족을 위한 단독주택만 계획할 수도 있겠지만, 그나마 조금 여유가 있는 부지라면 수익성도 함께 고려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접근방법일 것이다.


     

     토지사랑  http://cafe.daum.net/tozisa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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