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등치기 국수를 먹는다
아우라지 강물과 하늘 사이로
서늘한 바람이 지나간다
등뼈를 세운 채 종종거리며 걷던
길을
잠시 잊기로 한다
눈이 올라나
비가 올라나
억수장마 질라나*
지나간 풍경 속에 우리가
있었으니
사랑이여 마음이여
힘든 고개를 굽이굽이 돌아
여기까지 왔구나
정선 아라리 장터에서 콧등치기 국수 한
그릇에
자꾸만 쓸쓸해지는 마음을 헤집어본다
찡하게 콧등을 치는 것이 국수가락인지
멀리 가버린 당신의 마음인지
*
정선 아리랑 부분.
- 곽경효, 시 '콧등치기 국수를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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