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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 달빛보기

오마이뉴스(김수종기자 동행취재)2007.5.25

by 달빛아래서 2009. 8. 23.

묘목보다는 삽이 더 필요할 것 같군요
[첫 번째 몽골 방문기 ②]
07.06.01 17:11 ㅣ최종 업데이트 07.06.01 17:12 김수종 (kimdaisuke)

▲ 자이슨 톨드고이(승전탑)
ⓒ 김수종
식목행사와 친환경 이동식 야외화장실 기증식을 마친 다음 울란바토로 시내를 조망할 수 있는 자이슨 톨드고이(승전탑)의 전망대로 이동했다. 자이슨 톨드고이는 몽골의 공산혁명을 기념하기 위해 소련이 기증한 것이라고 한다.

전망대 아래의 서쪽에는 간단사원이 있고, 동쪽에는 러시아인 집단 거주지가 보인다. 또 앞으로는 톨강이 흐르고, 강 건너에 시가지가 펼쳐져 있다. 인구 100만 명의 수도답게 웅장함이 있었다. 성장 속도가 빠른 도시라 산 중턱까지 게르촌이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 이태준 선생 공원
ⓒ 김수종
시내를 조망한 이후 산 아래에 있는 이태준 선생(일제의 압제를 피해 몽골로 와서 활동한 한국인 의사)의 기념공원에 들러 묵념을 한 후, 묘목을 받아간 임업청의 묘목장으로 이동했다.

한국에서 온 15명이 버스를 타고 1시간 정도 걸리는 길을 달렸다. 포장도로이기는 했지만, 노면이 고르질 않아 덜컹거림이 심했다. 누군가가 "몽골에 오면 늘 말을 타는 느낌이 든다"고 표현을 했다.

도로변에는 간간이 대형광고탑이 눈이 띄었다. 한국과 일본의 자동차회사 광고탑이며, 로또, 치킨 광고탑 등이 시선을 자극했다. 하지만 한국과 같은 수준의 화질이 좋고, 불빛이 비추어지는 고급스러움은 없어 보였다. 자외선이 강하고 소비시장이 작은 몽골의 수준에는 맞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포장도로가 끝이 나고 비포장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버스는 특별히 길이 있다기보다는 그냥 풀밭을 달리면 자연스럽게 길을 되는 길을 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전날 눈이 왔다고 한다. 아직은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날씨였지만, 차를 타고 이동을 하니 약간 덥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에어컨을 키는 것으로 만족을 해야지, 창문을 열기는 쉽지 않았다. 약간의 시원함을 위해 창문을 열었다가는 온통 흙먼지를 뒤집어쓰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하루종일 조심해서 다녔는데도 저녁시간에 호텔로 돌아오니 온몸이 먼지투성이였다. 당장 샤워를 하지 않으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먼지가 많은 것이 흠이었다.

▲ 말달리기 축제장에서
ⓒ 김수종
한참 차를 달리다 보니 저 멀리서 수백명의 사람들이 모여서 말을 타고, 경주를 하면서 축제를 치르고 있는 것이 보였다. 무작정 차에서 내려 구경을 했다. 초등학교 1∼2학년 정도 되어 보이는 어린이들이 말을 타고 있었고, 내기를 걸었는지 모두가 정신없이 응원도 하고 환호를 하면서 즐기는 모습이 열정적으로 보였다.

▲ 한몽교류진흥협회 임영자 이사장과 칭기스칸국제공항 사장
ⓒ 김수종
한참을 둘러보고 있는데 동행한 임영자 한몽교류진흥협회(http://www.komex.or.kr) 이사장이 본부석 인근에서 아는 사람을 만났는지, 인사를 하고 있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당일 행사는 칭기스칸국제공항 개항 50주년을 기념하는 축제로 공항 측이 주관하는 말달리기 경주였다.

약간 뚱뚱하기는 했지만, 젊고 귀공자 타입의 칭기스칸국제공항 사장은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이해 주었고, 그들이 내어준 간단한 요리로 간식을 했다. 닭고기와 전 종류의 음식이 맛있었다.

칭기스칸국제공항은 한몽교류진흥협회의 도움으로 연초 인천국제공항과 자매결연이 성사되어서인지 무척 반기고 고마워하는 눈치였다. 말달리기 경주를 좀 더 보고는 다시 버스에 올라 묘목장으로 갔다.

이미 묘목장 인부들과 노력봉사를 나온 군인들이 땅을 고르고, 파고 하면서 나무심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식목에 대한 개념이 부족해서 인지 거의 모두가 나무심기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우선 땅을 파고 물을 충분히 준 다음 물이 마르고 나서 나무를 심고, 흙을 집어넣고 발로 힘 있게 밟고서 마지막은 뿌리를 펴주기 위해 약간 뽑는다는 느낌으로 살짝 들어 올려준 다음 물을 부어서 끝을 낸다"고 설명도 하고 시범도 보여주면서 이해를 시켰다.

다행히 지난 3월에 기증한 전나무들이 인근의 묘목장에서 안착되어 살고 있는 것을 보니 안심이 되었다. 묘목장 직원들은 한국에서 온 손님들을 위해 양의 몸통 전체를 삶은 '오츠'를 점심으로 준비해 주었다. 약간 냄새가 나기는 했지만 그런대로 먹을 만했다. 동석한 임업청장과 지원 나온 군인들은 너무 맛있게 먹고 있어 부럽기까지 했다.

몽골의 임업청장은 식사를 하면서 "나무심기를 통하여 몽골의 농업문화가 바뀌는 것 같다. 유목중심에서 이제는 정착하여 생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관계로 나무를 심고, 유실수와 농작물을 키워보려고 하는 사람도 생겨나고 있다"라며 "거의 수입에 의존하던 채소, 과일 등이 언젠가는 몽골에서 자급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의지 표명을 하기도 했다.

또한 "우선은 나무심기가 급하고 몽골의 토양에 맞는 식생을 연구하고 러시안 포플러나 칡, 전나무같이 거친 토양에도 잘 자라는 나무 위주로 식목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동향한 교육과 건설업에 종사하는 e∼스타코(http://www.starco.co.kr)의 김승제 대표는 "저는 이곳에 학교를 세우고, 아파트 등을 지어볼까 하는 생각으로 방문을 했지만, 오늘 보니 나무심기를 위한 묘목기증 사업도 중요하지만, 이곳의 농기구들을 보니 우선 삽부터 공급하는 것이 더 의미 있을 것 같다"라고 묘목장 직원들에게 답사를 하여 박수를 받기도 했다.

▲ 뒷손잡이가 없는 몽골의 삽(농기구 보급이 절실한 것 같았다)
ⓒ 김수종
사실 흙을 고르고, 땅을 파는 직원들의 모습을 보면서 열심히 하고 있지만, 뒷손잡이도 없는 삽을 보면서 이곳에 당장 필요한 것은 정착농업에 필요한 농기구를 더 많이 지원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몽교류진흥협회가 보석가공학교와 자동차정비기술학교, 컴퓨터 관련 장비, 건설 주택 등을 지원하는 것도 무척 중요하고 의미가 있는 일이지만, 몽골의 저소득층을 위한 농기구 보급도 급하게 고민해 보아야 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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