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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국인도 놀란 콩고의 '새마을 운동'정우상·정치부 imagine@ch

by 달빛아래서 2010. 1. 21.

[기자수첩] 한국인도 놀란 콩고의 '새마을 운동'

  • 입력 : 2010.01.21 00:54
정우상·정치부

지난 9일 오전 10시 30분 콩고민주공화국의 수도 킨샤사의 한 호텔. 아프리카 4개국을 방문 중이던 외교통상부 신각수 제1차관은 이날 콩고에서 우리 '새마을운동'을 모델 삼아 생활개선운동을 하는 젊은이 4명을 기다렸다. 방에 들어선 30대의 젊은이들은 손에는 새마을 깃발을, 가슴에는 노란색 새마을 배지를 달았고, 녹색 새마을 조끼를 입은 청년도 있었다. 신 차관은 이날 세 번 놀랐다.

첫째는 이들의 약속시간 지키기였다. 유엔에서도 근무했던 신 차관의 경험상 아프리카 국가들은 외교관들조차 약속을 한두 시간 어기는 것은 보통이고 아무 연락 없이 안 오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대중교통이 열악하고 자동차로 2시간 거리에 사는 이들은 오전 8시 30분과 9시 30분에 각각 미리 도착해서 신 차관을 기다렸다.

둘째, 이들의 체계적인 일 처리방식과 자신감이었다. 한국산 LG 노트북을 꺼낸 이들은 자신들이 새마을운동을 통해 어떻게 오두막집에 슬라브 지붕을 얹었는지, 거친 땅을 일궈 돈이 되는 농작물을 어떻게 키웠는지 컴퓨터로 설명했다. 이들은 "새마을운동을 시작한 이후로 우리의 생활이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셋째, 이 젊은이들은 한국에서 새마을운동을 직접 배운 것도 아니었다. 이들에게 새마을운동을 전한 사람은 은쿠무(58) 박사로 한국에서 유학한 사람이었다. 지금은 1명의 지한파(知韓派)가 아니라 새마을 2세대라는 새로운 집단이 성장한 것이다. 이들은 '새마을-콩고, 우린 영원히 함께 할 것'이란 문구를 새긴 동판도 선물했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작년 7월 아버지의 고향인 케냐를 향해 "50년 전 한국은 케냐보다 가난했다. 그러나 오늘 한국은 부유한 나라가 됐고 케냐는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고 했다. 아프리카의 성장 롤모델로 한국을 지목한 것이다. 신 차관은 "물고기(원조)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라는 판에 박힌 말의 참뜻을 콩고의 새마을 일꾼들을 통해 깨달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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