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장군은 이날 밤 사단의 모든 차량을 동원해 헤드라이트를 켜고 DMZ 남방한계선을 향해 돌진했다. 북한군은 국군의 대대적인 반격이 시작되는 줄 알고 전군에 비상동원령을 내렸다. 일주일 뒤 귀순한 북한군 장교에 따르면 당시 북한군 30여명이 우리 군의 보복 사격으로 사망했다고 했다.
하지만 박 장군은 한 달 만에 군복을 벗었다. 상부의 허락 없이 임의로 대응사격을 했다는 이유였다. 박 장군은 사단장 이임식에서 "북진(北進)통일의 성업을 완성하지 못하고 사단장 직을 떠나게 돼 유감스럽다"며 짧게 소감을 밝혔다. 평생을 바친 군(軍)이었지만, 후회는 없다는 것이었다.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의 한 사무실에서 박 장군을 만났다. 아들과 손자까지 3대가 육사 출신인 그의 사무실 한쪽엔 '우리의 적(敵). 부정부패, 친북좌경세력, 적화통일북괴군'이란 글귀가 쓰인 액자가 걸려 있었다.
박 장군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태를 꺼내자 대뜸 "그렇게 두들겨 맞고, 교전규칙 운운하는 것들이 군인인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머리는 하얗게 셌고, 180㎝에 달했던 체구는 굽었지만 목소리만은 쩌렁쩌렁 울렸다.
"부하와 민간인들이 죽어나가는데 대체 군 지휘부는 뭘 했단 말인가! 자주포가 고장 났다는데 군 검열단은 뭘 했단 것인가! 전투기는 뭘 했고, 훈련 중이었던 함대는 함포 사격을 않고 뭘 했나! 지하벙커에서 탁상공론만 하면서 어떻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겠다는 것인가!"
박 장군은 최근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사태 등이 모두 군의 기강 해이에서 비롯됐다며 적절한 대응을 못한 장성들은 이등병으로 강등시켜야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박 장군은 "군 지휘부는 상부 눈치만 볼 게 아니라 자신이 모든 책임을 지고 교전 상황 때 적절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요즘 장군 중엔 군인답지 못한 장군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의 연평도 피란민들에 대한 대응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적 도발 시 민간인들의 비상이주대책 수립은 필수"라고 비판했다.
박 장군은 "역사의 교훈을 모르는 민족은 패망하기 마련"이라며 "중국 국민당 장제스(蔣介石)나 월남 패망은 군이 부정부패했고 정신력이 해이해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막가파' 살인집단인 북한에 대응하려면 역사안보에 대한 교육이 선행돼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최첨단 무기가 아니라 투철한 군인정신과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뿐이에요."
전면전을 우리보다 더 무서워하는 쪽은 김정일
시원하게 말 잘한 김관진 국방장관 내정자
북한이 전면전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정보판단은 국방장관은 물론 대통령도 이미 판단하고 있었어야 하는 제1의 항목이다. 그런데 김태영 국방장관이나 대통령 안보보좌관들이나 대통령 모두가 제1의 항목에 대한 신념이 전혀 없었다. ‘확전하지 마라’가 그것이었다.
북한이 전면전을 선택하는 데에는 교리가 있다. 3대 혁명역량이 모두 무르익어 있을 때 하는 것이다. 이중 한 가지만 부족해도 전쟁을 결심하지 않는다. 북한의 역량, 남한 내 동조세력을 포함한 남한역량 그리고 해외역량이다. 해외역량이란 국제여론과 동맹세력이다.
김정일은 어린 자식에게 김씨가 사유한 왕국을 무사히 안겨주는 것을 제1의 목적으로 하고 있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내에 자식에게 큰 짐을 안겨주고 가야 하는 김정일 입장에서 전면전을 시작한다는 것은 미치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북한의 민심도 김부자로부터 떠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절대로 전쟁을 결심할 수 없다.
남한 내 친북종자들이 우글거리기는 하지만 6.25 직전만 못하다. 6.25 때도 그 많은 남로당 패거리들이 아무 도움이 되지 못했다. 전면전이 나면 현 남한의 친북종자들 역시 보도연맹이 당했던 것처럼 초장에 처리될 것이다.
해외역량을 보자. 지금 북한이 전면전을 일으키면 내로라하는 세계의 모든 나라들이 참전할 것이다. 국제여론이 들끓을 것이다. 러시아는 더 이상 북한 편에 서지 않는다. 이런 마당에 중국이 북측에 선다면 중국은 또 다시 국제적 고립을 당하게 될 것이다. 중국은 절대로 북한에게 전면전을 허용하지 않는다. 미국은 지금 미국의 안보를 가장 많이 위협하는 북한을 멸망시키고 싶어 한다. 이때에 북한이 전면전을 일으켜준다면 미국에게는 더 없이 귀한 선물이다.
김관진은 심리전 개시로 언행일치를 증명하라
우유부단한 김태영 장관에게는 이런 정보판단도 없었고, 배짱도 없었다. 대통령에게 3-4번씩 찾아가 자기의 소신을 관찰시키는 집요함도 없었다. 심리전을 벌이겠다며 큰 소리를 치더니 북한의 공갈 한 마디에 심리전 수단들에 돈만 투자하고 사장시켰다. 북괴가 가장 겁내는 것은 민심과 군심의 이반이며 이를 촉진시키는 촉매가 바로 심리전이다.
김관진 내정자는 북한이 전면전을 획책할 수 없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이번에는 전투기로 보복하고 모든 보복수단을 동원하겠다고 했다. 미국이 말려도 하겠다고 했다. 여기까지는 마음에 든다. 그런데 언행이 일치할 것인지를 증명하는 단계가 남아 있다.
발언대로라면 대통령에 신고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심리전을 개시해야 할 것이다. 북괴가 이를 조준 사격한다고 하니 아주 잘 됐다. 그 때를 대비하여 모든 보복수단을 준비해놓고 시작해야 할 것이다. 때릴 때는 몇 대의 전투기로 때리지 말고 수십 대의 전투기로 적의 전차 부대 하나를 초토화 시켜라. 적이 어느 곳에서 조준사격을 가했든 그건 그곳 장병들에게 맡기고 장관은 다른 지역에 있는 전차부대 하나는 초토화시켜야 할 것이다.
수세모드에서 공세모드로 전환하는 방법
지금 우리는 가만히 앉아서 북괴가 요 다음에는 어디를 어떻게 때릴까 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수세에 몰려 있는 것이다. 이를 공세모드로 바꿔야 한다. 내일부터 곧바로 심리전을 개시함으로써 수세를 공세로 바꿀 수 있다. 심리전을 개시하면 그 과감성을 보고 북한은 심리전 수단에 조준사격을 가할 것인지를 놓고 고민에 빠질 것이다. 전투기에 의한 보복이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것이 공세인 것이다. 다음에는 어디를 쏠까 전전긍긍 불안해 할 것이 아니라 준비돼 있는 곳으로 적의 도발을 유도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김관진의 행동을 주시해야 할 것이며, 그가 그렇게 하도록 용기를 주고 격려하면서 압력이라도 가해야 할 것이다.
더러는 전면전이 벌어지면 우리는 건설해놓은 자산이 많고, 적은 없는데 우리가 더 손해 아니냐는 생각도 할 것이다. 우리에게는 자산들이 수많은 지역에 그리고 광범위하게 깔려 있지만 적에게는 우리보다 더 귀중한 자산이 오직 한 곳에 오밀조밀 몰려있다. 바로 평양이다. 김정일이 거기에 있고 김일성교의 교주가 누워있는 신성한(?) 신당이 거기에 있다. 여기를 날려버리는 것은 순간의 화력집중으로 가능하다. 북괴는 포탄을 여러 곳에 분산해야 하지만 우리는 이곳부터 먼저 때리면 된다. 이것이 더 약점이다.
2010.12.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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