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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집헌집시골집재탄생

농가 한옥 리모델링

by 달빛아래서 2018. 5. 26.

하늘색 꿈이 자라는 덕우리 시골집

주택문화사 입력 2014.03.14. 14:54 수정 2014.03.14. 14:59

<농가 한옥 리모델링>

조성윤 씨는 2년 전 구입한 농가를 지금까지 혼자 힘으로 수리하고 있다. 그간 닳아 버린 목장갑이 수백 켤레에 달하고, 손이며 발이며 곳곳에 상처가 성할 날 없었다. 오로지 '하늘색 꿈'을 꾸며 '하늘색 꿈'을 짓는 열정이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90년도 더 된 시골집, 그는 너무 젊은 나이에 주말주택을 갖게 되었다. 이후로는 쉬는 날이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이곳을 찾아 아침 7시부터 해가 져 깜깜해질 때까지 묵묵히 연장을 들었다.

정선 구석구석 꿈꾸던 마을 찾기

서울에서 편집디자이너로 활동하던 조성윤 씨는, 고향인 정선으로 돌아와 군청의 관광과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현재 나이는 35세. 사진과 영상 찍기, 광고 아이디어 등 전공을 살려 열정으로 일하고 있지만, 그에겐 조금 더 특별한 사연이 있다.

"정선으로 내려오면서 전통이 그대로 담긴 옛 마을을 찾아보고 싶었어요. 출장길에 수많은 마을들을 오가도 마음에 쏙 드는 곳이 없다가, 우연히 시내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작은 마을을 발견하게 되었지요. 그리고 대단한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마을의 행정명은 덕우리, 부락명은 대촌이었다. 10여 가구가 모여 사는 작은 마을은 도로변에서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숙이 숨어있는 요새 같은 곳으로, 기암절벽을 등지고 강이 휘돌아나가는 멋진 풍광에 안겨 있었다. 게다가 늘 부지런하고 마을일에 발 벗고 나서는 사람들은 그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큰 마을, 대촌이란 의미는 마을 사람들의 인심을 보고 하는 말 같았다. 아직 개발의 여파가 미치지 않은 대촌 마을. 그는 꿈꿔왔던 마을의 이미지를 이곳에서 펼치자고 마음먹었다.

생각지도 못한 시골집 구입과 개조

우선 마을의 빈 집을 수소문했다. 마침 서울 사람이 주인인 빈 집이 있어 1년여를 설득에 매달렸다. 그의 열정이 주인의 마음을 움직였고 2008년 5월, 5천3백㎡(1천5백여평)의 땅과 50㎡(15평) 구옥이 꿈을 이루는 첫 자산이 되었다. 젊은 나이에 너무 일찍 갖게 된 주말주택이었다. 주변 사람들은 허름한 집의 주인이 된 그를 의아해했다. 시내에 멀쩡한 집을 놔두고 민박으로 돈을 벌기도 힘들 법한 시골집을 찾는 것도 이해가 안 되었다. 그러나 그는 쉬는 날이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이곳을 찾아 아침 7시부터 깜깜해질 때까지 묵묵히 연장을 들었다.

90년도 더 된 시골집이지만, 애초에 좋은 나무로 신경 써 지은 집이라 기둥과 보는 그대로 쓸만 했다. 이전 주인이 마침 지붕도 개량해 놓아서 벽체와 바닥 공사만 하기로 했다. 해머드릴로 바닥 콘크리트까지 걷어내니 앙상한 뼈대만 남은 집이아슬아슬했다. 그는 건축에는 문외한이었던 터라, 막히는 부분이 있을 때마다 인터넷 검색에 의지해야 하는 외로운 작업이 이어졌다.

"아내가 아침마다 도시락을 싸줬지만, 손도 못 대고 도로 가지고 갔어요. 하루 종일 밥 한 끼 먹지 않고 중노동을 한 거죠. 몸은 성한 데 한 곳 없었지만 마음만은 어찌나 기쁘던지요."

리모델링 공사가 끝나고 나서는 쉴 틈 없이 마당으로 눈을 돌렸다. 입구에 주목을 심고 마사토를 덮고 잔디도 새로 깔았다. 친구들과 우정의 수돗가를 만들어 놓고, 요즘엔 공연장도 마련 중이다. 한옥을 해체하는 곳이 있으면 기와나 고재들을 얻어와 울타리, 배수로 등에 요긴하게 쓰고 있다. 재활용 자재들로 직접 가꾸는 집인 셈이다. 지금까지 수리에 든 돈은 1천여 만원 정도라지만, 그의 노동력과 아이디어들을 합치면 숫자로 헤아릴 수 없는 가치일 것이다.

그라인더로 서까래의 그을음을 벗겨내는 작업, 굴뚝에 기왓장을 쌓는 작업 등은 참으로 지난했다. 그래서 개조가 거의 마무리되고, 아내와 딸을 초대해 구들방에서 첫잠을 자던 날을 잊지 못한다. 지금도 그는 목공이나 도예 등을 계속 수련해 조금씩 집을 가꿔나가고 있다.

출처 : 농가 한옥 리모델링 저자 : 편집부 출판사 : 주택문화사 책정보 더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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