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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여성대통령의 비교

by 달빛아래서 2009. 10. 30.
국제
미국ㆍ중남미

남미(南美)의 두 여성 대통령, 비교되네

입력 : 2009.10.30 02:21

칠레 바첼레트- 원자재 판 돈 알뜰 살림 세계경제위기속 안정 성장
아르헨티나 페르난데스- 선심 정책에 국고 바닥 자기 재산만 7배 늘려

"집권 초기의 미숙한 정국 운영 실수를 딛고 경제위기를 극복한 대통령"(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 "서민층의 기대를 저버리고, 개인 사치가 뉴스가 된 대통령"(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비슷한 시기에 집권한 남미의 두 여성 대통령이 대조적인 행보로 상반된 평가를 받고 있다.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로이터
야당 정치인들에게도 인기

2006년 3월 바첼레트(Bachelet·58) 칠레 대통령이 취임했을 때, 그는 집권 중도좌파 연정(聯政)의 '얼굴마담' 정도로만 여겨졌다. 2004년에야 이혼이 합법화될 정도로 보수적인 가톨릭 국가에서, 이혼녀에 혼외 관계로 낳은 자녀까지 키우는 소아과 의사 출신 바첼레트는 '부자연스러운' 대통령이었다.

출발도 험난했다. 취임 한 달 만에 10만명의 고교생이 공교육 향상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왔고, 결국 장관 3명이 사임했다. 1년 남짓한 동안에, 지지율은 50%대에서 30%대 초반으로 급락했다. 그러나 바첼레트는 당황하지 않았다. 국방부 장관(2002~2004년) 시절, 피노체트 군사독재 정권(1974~1990년) 때 아버지를 고문사(拷問死)시켰던 책임자들과 함께 일하는 배포를 갖춘 그녀였다.

집권한 바첼레트는 계획대로 밀고 나갔다. 아이들과 여성에 대한 복지 확대를 먼저 추진했고, 지금까지 3500개의 유아원을 신축했다.

그러면서도 '선심성 정책'은 철저히 배제했다. 원자재값 폭등으로 구리와 농산물이 주(主)수출품인 칠레에 막대한 달러가 유입됐지만, 바첼레트는 "돈을 풀라"는 야당의 요구에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작년 말까지 칠레 총생산의 15%가 넘는 약 200억달러를 국고에 쌓았고, 이 돈을 바탕으로 경제위기를 가장 모범적으로 극복하고 있다. 현재 바첼레트의 지지율은 70%대를 넘어 '역사상 최고'다. 야당 정치인들까지 그녀와 사진을 찍으려고 몰려든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로이터

대통령의 사치가 주요 '뉴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Fernand ez·56)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2007년 12월 집권했을 때에, 서민층은 그녀를 '남미의 힐러리'라고 환호했다. '보톡스의 여왕'이라는 야당의 비아냥은 묻혔다. 남편인 네토르 키르치네르(Kirchner) 전 대통령(2003~2007년)의 업적 덕분에, TV 토론 한번 응하지 않고 여유 있게 승리해, 첫 '직선제 부부 대통령'이 됐다. 남편의 재임 중, 아르헨티나 경제는 국제 원자재와 농산물 가격 급등에 힘입어 연평균 8%의 기록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게다가 아르헨티나 최고대학인 라플라타 국립대 법대를 나온 두뇌와 뛰어난 연설 능력으로, 그녀는 스타로 부상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와 더불어, 60%에 육박했던 그녀의 지지율은 현재 30% 안팎으로 쪼그라들었다. 호황기에 번 돈을 재산세 인하와 퇴직연금 인상, 최저임금제 도입 등 선심성 정책으로 모두 썼고, 당장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132억달러의 외채 상환이 고민스럽다.

이 상황에서 '고성장'을 거듭한 것은 대통령 부부의 재산. 페르난데스 부부의 지난 7월 신고 재산은 1200만달러. 남편 키르치네르가 취임했던 2003년의 신고액 170만달러에 비해 7배 이상으로 늘었다.

또 가뜩이나 외화가 부족한 나라에서 부부가 부동산 거래의 60%를 페소화가 아닌 달러로 거래한 것이 드러나, 공분(公憤)을 산다. 한 주간지는 "대통령이 외국을 방문할 때 하루에 다섯 번 옷을 갈아입은 적도 있다"며 "지난해 옷을 사는 데만 40만달러를 썼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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