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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리브덴

by 달빛아래서 2009. 11. 19.

[본문스크랩]    캐나다 원자로가 멈춰섰는데 왜 한국 암(癌)환자가 울어야할까?    2009/11/19 17:12 추천 0    스크랩 0
http://blog.chosun.com/y5561786/4327764
 원문출처 : 캐나다 원자로가 멈춰섰는데 왜 한국 암(癌)환자가 울어야할까?
 원문링크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11/19/2009111900186.html
  •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doctor@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입력 : 2009.11.19 02:40

    전세계 몰리브덴 부족 파동 癌전이 검사 줄줄이 연기
    "의료용 核주권 검토해야"

    전국 종합병원에서 암(癌)세포가 뼈로 전이됐는지를 알아보는 뼈 스캔(scan) 검사가 대폭 축소되고, 검사 일정이 줄줄이 연기되는 등 '검사 대란(大亂)'이 벌어지고 있다.

    수도권의 A대학병원은 매일 15개 정도 하던 뼈 스캔 검사가 이번 주에는 하루 7~8개로 축소됐다. 평소 검사량의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위암·폐암·간암·유방암·전립선암 등 뼈로 전이가 잘되는 암 환자들은 전이 여부를 빨리 확인하고 신속히 치료 방침을 정해야 하는데 이것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다. 검사 결과가 나와야 다음 진료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암 환자들의 진료 일자도 보름 이상씩 줄줄이 뒤로 밀리고 있다. 이 때문에 이 병원에는 마음 급한 암 환자들의 항의가 폭주하고 있다.

    이는 지금 전국의 모든 병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뼈 스캔을 관할하는 핵(核)의학회 현황 조사에 따르면, 전국 병원의 검사량이 평소의 50~70% 수준으로 감소했다. 핵의학기술학회 김창호(인하대병원) 회장은 "어느 병원이나 검사 건수를 최대한 줄이고 급한 환자나 입원 환자 위주로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사태의 발단은 뼈 스캔에 이용되는 방사성 동위원소 물질 테크네슘(Tc)이 부족한 데서 비롯됐다. 테크네슘은 핵처리 원자로에서 생산되는 몰리브덴(Mo)이라는 기초 방사성 물질을 가공해서 만드는데 전세계 몰리브덴 생산의 약 38%를 담당하던 캐나다의 원자로(NRU)가 올해 5월부터 시설 노후로 가동이 중단됐다.

    이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몰리브덴 부족 현상이 일어나고, 몰리브덴을 100%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에까지 불똥이 튄 것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뼈 스캔 검사는 약 30만건이 이뤄졌으며,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한 각종 검사와 치료 건수가 연간 1590여만건에 달한다.

    문제는 이번 사태가 대규모 몰리브덴 부족 현상의 전초전이라는 점이다. 내년 3월부터는 전세계 물량의 26%를 공급했던 네덜란드 원자로(HFR)마저 노후 시설 수리로 6개월간 가동 중단에 들어간다. 몰리브덴 품귀가 더욱 극심해질뿐더러 내년 상반기에 캐나다 원자로가 재건되더라도 부족 사태는 지속되는 것이다.

    이미 국제시장에서 몰리브덴 가격은 3~5배 폭등했다. 의료용 핵처리 원자로 소유 국가들만 쳐다봐야 하는 우리나라로선 '의료 핵주권'이 없는 설움을 톡톡히 겪고 있다. 한 병원장은 국권(國權) 상실을 한탄한 장지연의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에 빗대 "'시일야방사성대곡'이라도 불러야 할 상황"이라고 했다.

    현재 의료용 원자로를 갖고 있는 나라는 캐나다 네덜란드 벨기에 남아공 프랑스 호주 러시아 아르헨티나 등 8개국이다. 여기서 각종 질병 진단과 치료에 이용되는 방사성 동위원소와 원료 물질인 몰리브덴이 생산되며, 다른 나라들은 이를 수입해 쓰고 있다.

    미국독일 영국 일본 등 강대국들은 수입국이어도 '원자로 국가'들과 기술과 자본 지원을 통해 안정적으로 동위원소를 공급받는 협약을 맺어 놓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핵의학 검사 설비나 규모, 국제학술논문 편수(매년 70~80편)가 세계 4위라는 평가를 받지만, 속수무책으로 끌려가고 있는 형편이다. 지난 2007년 12월과 올해 1월 캐나다 원자로가 안전문제로 일시 가동 중지됐을 때도, 국내 암 환자들의 뼈 스캔 검사는 줄줄이 축소되거나 연기되는 파동을 겪은 바 있다. 이 문제가 이제는 장기적인 골칫거리로 떠오른 것이다.

    국내 회사 삼영유니텍이 수년 전부터 남아공 원자로에서 몰리브덴 원료만 수입, 이를 병원에서 쓸 수 있는 테크니슘으로 가공하여 공급하고 있지만 국내 수요량에는 턱없이 모자라는 데다 원료 물질 몰리브덴 자체는 전적으로 '원자로 국가'에 의존해야 한다.

    방사성 동위원소 부족은 그대로 의료비 상승으로 이어진다. 뼈 스캔 대신 암세포가 뼈로 전이된 것을 보려면 PETCT(양성자방출컴퓨터단층촬영) 검사를 해야 하나 비용은 뼈 스캔의 7~8배에 달한다. 뼈 스캔은 12만원이지만 PETCT는 75만~100만원 한다.

    핵의학계에서는 이번 기회에 우리가 아시아 최초의 의료용 원자로 건설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한국 대표 파견 교수로 활동했던 고려대 의대 핵의학과 최재걸 교수는 "의료 연구용 원자로는 IAEA 기준만 준수하면 어느 나라나 건설할 수 있다"며 "한국 정부의 비(非)핵화 원칙에도 전혀 저촉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의료용 원자로 건설은 아시아지역 동위원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의견도 나온다. 일본은 원자폭탄 피해국으로 원자력 시설을 세우는 것에 민감하여 원자로 건설은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 중국도 아직 원자로 건설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

    세계핵의학회 회장을 역임했던 서울대 의대 이명철 교수는 "현재 8개국이 가동하는 원자로는 모두 40~50년 된 것이어서 노후화됐다"며 "우리나라가 원자로를 갖게 된다면 세계 시장의 10~20%를 가져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 방사성 의약품시장은 약 2조달러로 추산된다.

    문제는 약 2500억원이 드는 설립 비용 확보와 건립 지역의 수용 가능성 여부다. 지난 2005년 정부가 전북 지역에 연구용 원자로 건설을 추진한 적이 있으나 지역 주민의 반대에 부딪혀 건립 계획이 무산된 바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일단 내년 예산에 원자로 설계 타진 비용으로 30억원을 배정했다.

    이명철 교수는 "정부가 요즘 국격(國格)을 말하는데 의료용 원자로야말로 의료 핵주권에 해당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 몰리브덴(Mo)

    병원에서 암 진단이나 뼈 검사에 쓰이는 방사성 동위원소 '테크니슘'을 만들 수 있는 원료 물질. 핵처리 설비가 있는 의료용 원자로에서 생산된다. 몰리브덴 생산 원자로가 있는 나라는 캐나다 네덜란드 호주 등 8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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