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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12.17 03:06
- ▲ 16일 오전 서울 신라호텔에서 인도네시아의 상원의장 격인 이르만 구스만 지역대표의회(DPD) 의장이 본지와 만났다. 그는 “현재 한국은 지난 수십년 이래 인도네시아와 가까워질 수 있는 최고의 기회를 맞았다”고 말했다./이준헌 객원기자 heon@chosun.com
"인도네시아엔 천연자원 가득… 아프리카까지 왜 가나"
구스만 印尼 상원의장의 조언"
일본은 제로금리 큰 매력… 손쉽게 돈 빌려 진출…
中도 정부·민간 긴밀공조"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 중 인도네시아는 인구가 약 2억3000만명에 이르는 대국(大國)이다. 인도네시아는 수출시장으로 중요할 뿐만 아니라 산림·천연가스·석유 등 자연자원이 풍부하다. 현재 한·중·일 삼국은 인도네시아 진출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상원의장 격인 이르만 구스만(Irman Gusman·47) 지역대표의회(DPD) 의장은 16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한국은 인도네시아와 가까워질 수 있는 최고의 기회를 맞았다"며 "한국은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구스만 의장은 지난 10월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이 인도네시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데 대한 답방 형식으로 지난 13일 한국을 찾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 3월 이명박 대통령은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아세안을 중시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양국 관계는 어떤가.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고 있다.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Yudhoyono) 현 대통령의 장인은 1973~1978년 초대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였고, 대통령 부인도 아버지 임기 동안 한국에서 산 적이 있다. 또 이명박 대통령은 1970년대 인도네시아의 대표적인 고속도로인 '자고라위' 고속도로를 건설했다. 나는 현재 양국 관계가 새로운 차원에 접어드는 '상징적 모멘텀'을 맞았다고 본다."
―이번에 한국을 방문해 느낀 점은 무엇인가.
"녹색성장위원회 등 여러 정부기관과 민간기업을 돌아보면서 한 가지 의문을 느꼈다. 그들은 한국이 자원확보를 위해 아프리카 진출을 꾀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자연자원이 풍부한 인도네시아에 투자를 집중한다면 같은 비용으로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왜 정치·경제·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아프리카까지 가려 하는지 모르겠다."
―한·중·일 삼국 모두에 아세안은 매우 중요한 성장 파트너로 떠올랐다. 아세안과의 경제협력 측면에서 세 나라를 비교한다면.
"일본과 중국에는 한국에 없는 장점이 있다. 일본은 오랫동안 아세안에 많은 투자를 해왔기 때문에 기반이 튼튼하다. 또 일본 금리는 제로(0)에 가깝기 때문에 일본 기업은 부담 없이 은행에서 돈을 빌려 아세안에 투자할 수 있다. 중국은 최근 정부 차원에서 아세안 진출을 위해 투자기금을 조성하는 등 전략적으로 우리에게 접근하고 있다. 반면에 한국은 개별 기업이 독자적으로 아세안 시장을 개척하려는 것 같다. 인도네시아에서 자원개발을 하려는 한국 기업은 해당 지역에 도로와 항만 등 인프라를 구축해주고 현지 주민들을 문화·경제면에서 지원해야 한다. 이것은 기업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한국 정부의 전략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
―한국 문화가 인도네시아에서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한국에 대해 좋은 기억이 많기 때문에 어떤 측면에서는 일본이나 중국보다 한국을 더 환영한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한국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한국 문화를 더 좋아한다. 한 예로, 나는 어린 시절 유도와 가라데를 배웠지만 내 세 아이들은 모두 태권도를 배우고 있다. 대학에서 한국과 한국어를 가르치는 학과도 늘고 있다. 이런 점은 한국 기업이 인도네시아에 진출할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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