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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과 사람

월가에 퓨전 한식당 낸 33세 셰프 임정식씨

by 달빛아래서 2011. 10. 19.

 

125달러짜리 高價 한식으로 뉴욕 고급식당 아성에 도전

  • 입력 : 2011.10.19 03:07 / 수정 : 2011.10.19 09:20
‘파인 다이닝(fine-dining·고급 식당)’을 추구하는 퓨전 한식당‘정식’의 임정식 셰프. /뉴욕=김신영 특파원

월가에 퓨전 한식당 낸 33세 셰프 임정식씨
"서양식 조리법 가미… 식도락가들 사로잡을 것"

"지금 뉴욕에서 가장 유행하는 한식이 뭔 줄 아세요? '한국식 닭튀김'이에요. 닭튀김처럼 현대인의 입맛에 맞춰 진화한 '뉴 코리안(New Korean)'으로 뉴요커의 입맛을 잡을 겁니다."

미국 뉴욕 월가(街) 부근 고급 레스토랑이 모여 있는 트라이베카 지역에 지난 9월 최고급 퓨전 한식당 '정식(Jungsik)'이 문을 열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정식당'으로 한국에서 먼저 이름을 알린 33세의 젊은 셰프 임정식씨의 새 도전이다. 5코스가 나오는 저녁식사 가격은 1인당 125달러(약 14만원). 각 요리에 맞는 와인을 곁들일 경우 75달러가 추가된다. 120달러가 넘는 초고가 코스 요리만을 내는 식당은 뉴욕에서도 10곳이 되지 않는다. '정식'에서 17일 만난 임씨는 "일본이나 이탈리아 요리와 달리 한국 요리를 기반으로 한 '파인 다이닝(fine-dining·고급 식당)'이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샐러드, 밥·국수, 해산물, 육류, 디저트 등 코스마다 3~4개의 요리를 고를 수 있게 한 '정식'의 메뉴는 정통 한식과는 거리가 멀다. 멸치를 우린 잔치국수 국물로 만든 리조토, 다진 루콜라와 토마토를 비빔밥처럼 비벼 먹는 '비빔 샐러드', 푸아그라(거위 간)에 다진 김치를 곁들인 '샹젤리제 비빔밥'…. 한식적 요소를 분명 지녔지만 서양식 조리법으로 서양인들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손을 본 요리들이다. 메인 요리를 먹고 밥이나 국수를 먹는 통상적인 한국의 정식과 달리 샐러드 직후에 밥이 나오는 것도 차이다. '더 강한 요리가 뒤에 나와야 한다'는 프랑스 요리의 원칙에서 따온 방식이다. 임 셰프는 "고급 프랑스 요리에 길든 세계 다이닝 시장 소비자들에게 정통 한식의 방식을 강요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욕의 초고가 퓨전 한식당‘정식’의 메뉴 중 하나인‘비벼 먹는 샐러드’. /정식 제공
군대에서 취사병으로 복무하며 요리에 눈을 뜬 후 세계 3대 요리학교 중 하나인 뉴욕 'CIA(미국요리학교)'에서 공부한 임 셰프는 뉴욕 프랑스 식당 '불리', 스페인 최고급 식당 '아케라레'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최고의 요리사들이 경쟁하는 뉴욕은 언제나 꿈의 무대였다"는 임 셰프는 지난해 4월 배낭 하나 메고 미국에 왔고, 예상보다 6개월 이상 지연된 1년 5개월 만에 '정식'을 열었다. 그는 "일본의 스시, 이탈리아의 파스타처럼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린 각국 음식들은 탄수화물에 기반을 둔 주식이 대부분이다. 한식은 '밥'에 성패를 걸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이 때문에 '정식'의 밥 메뉴에 가장 많은 공을 들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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