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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정부

남재준 "2015년 통일 가능" vs 류길재 "기개만으론 안돼"

by 달빛아래서 2013. 12. 24.

남재준 "2015년 통일 가능" vs 류길재 "기개만으론 안돼" 

-외교안보라인 對北정책 시각차
南원장 "북한정권 변화 적극 유도"
柳장관 "잘못 들쑤셨다간 역효과"

軍 출신 김장수·김관진 對北 적극론
외교관 출신 윤병세·주철기는 중립적

남재준 국정원장(왼쪽)과 류길재 통일장관.
남재준 국정원장(왼쪽)과 류길재 통일부장관.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 정세(情勢)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우리 정부 내에서 '김정은 정권'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를 놓고 시각 차이를 보이고 있다.

남재준 국가정보원장 등 '적극론'을 주장하는 쪽은 이번 기회에 북한 정권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유도해 통일을 가능한 한 앞당기자는 입장이다. 반면 류길재 통일부 장관 등은 성급하게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려다가 오히려 한반도 정세 불안을 증폭시킬 수 있다며 '신중론'에 가까운 입장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지난 21일 저녁 원장 공관에서 남 원장 주재로 간부 송년회를 열었다. 한 참석자는 "조국 통일 달성을 결의하는 자리였다. 국가 보안이라 말할 수는 없지만 조국 통일을 위한 '구체적 플랜'도 논의했다"며 "오는 2015년에는 자유 대한민국 체제로 조국이 통일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 원장은 이날 간부들에게 "우리 조국을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통일시키기 위해 다 같이 죽자. 한 점도 거리낌 없이 다 같이 죽자"며 비장한 각오를 다졌다고 한다. 참석자들은 '이 몸이 죽어서 나라가 산다면, 아 아 이슬같이 기꺼이 죽으리라'라는 내용의 독립군 군가 '양양가(襄陽歌)'를 합창했다.

이에 대해 정부 고위 관계자는 "외교·안보 관련 회의에서도 남 원장은 대체로 북한에 대한 적극적 관여를 주장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남 원장은 북한 김정은 정권이 장성택 사건 등으로 더 취약해질 가능성이 있으며 이번 기회를 이용해 북한을 좀 더 흔들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류길재 장관은 북한을 잘못 들쑤셨다가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으므로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류 장관은 측근들에게 "남 원장은 참 기개(氣槪)가 좋으시다. 그러나 남북 관계는 기개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류 장관은 최근 외교안보정책조정회의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외교안보정책조정회의는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주재하고 남 원장과 류 장관 외에 김관진 국방, 윤병세 외교,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등이 참석한다.

이 중 군(軍) 출신인 김 실장과 남 원장, 김 국방 등이 대북 '적극론'에 가깝고 류 장관은 '신중론', 윤 장관은 신중론에 가까운 중립, 주 수석은 중립적인 입장으로 알려졌다. 대북 정책 결정 과정에서 '적극론'이 영향력을 발휘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남 원장과 류 장관은 지난 3일 '장성택 실각 가능성 농후' 발표 때도 엇박자를 냈다. 국정원은 당초 통일부를 통해 이를 발표하려 했으나 류 장관은 "통일부에서 맡을 경우 구체적 내용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결국 국정원은 국회 정보위원회에 이를 보고하고 국정원 명의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했다.

남 원장은 지난 6일 국회 정보위에 출석, "장성택 관련 정보 발표 부분에서 매끄럽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 정부에서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을 지낸 김태효 성균관대 교수는 "통일부는 대북 정책에서 공식 창구를 맡고 국정원은 비공식적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에 둘의 입장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며 "구체적 방법론은 다를지라도 큰 틀에서 북한의 급변 사태에 대비하고 통일을 준비하는 부분에서는 뜻을 같이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대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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