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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정부

박 대통령, "뭘 좀 하고 싶어도 돈이 없어서…군인들에겐 미안"

by 달빛아래서 2013. 12. 24.

정녹용 기자의 속풀이 이 카테고리의 다른 기사보기

박 대통령, "뭘 좀 하고 싶어도 돈이 없어서…군인들에겐 미안"

  • 정녹용
    프리미엄뉴스부 기자

     

  • 새누리당 지도부 비공개 만찬 자리에서 불경 구절도 인용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9일 새누리당 지도부와의 비공개 만찬에서 “뭘 좀 하고 싶어도 돈이 없어서 안타깝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이날 만찬에서 여당 지도부와 내년도 예산 관련 얘기를 하다 이렇게 말했고, 이어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에게 웃으면서 “예산 좀 빨리 해주세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는 박 대통령이 각종 대선 공약을 이행하고 싶어도 세수부족과 재정악화로 공약을 이행하는데 어려움이 있음을 토로한 것이다. 한 참석자는 “박 대통령이 재원이 부족해 복지공약 등을 제대로 이행 못하는 것에 대해 답답하다는 취지로 말을 한 것”이라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중소기업 DMC 타워에서 열린 글로벌 중소기업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중소기업 DMC 타워에서 열린 글로벌 중소기업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도부의 만찬은 19일 저녁 6시부터 8시까지 2시간여 동안 관저에서 진행됐다. 새누리당에서는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 심재철 이혜훈 유기준 유수택 최고위원, 김기현 정책위의장, 홍문종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대선 승리 1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자리였다. 박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회동은 지난 4월 이후 8개월 만이었다.

    식사 메뉴는 가벼운 와인을 곁들인 중식이었다. 비공개로 격식 없이 편하게 진행된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중요 현안에 대한 얘기 외에도 격의 없이 다양한 말을 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장성택 처형’ 등 북한 사태가 화제에 오르자 “군인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북한 사태로 군에 자주 수시로 비상을 거니까 장병들이 잠도 잘 못자고 외출도 못하고 늘 비상근무를 해 군인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했다. 한 참석자는 “보통 대통령이 군인들에게 미안하다는 표현을 잘 안쓴다. 여성 대통령이어서 그런 표현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부처님과 예수님 공자님도 언급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의료 민영화’ 관련 괴담 등이 화제가 되자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예수님이나 석가모니님, 공자님 같은 성현(聖賢)분들은 참 대단하다. 그분들이 기원전에 하신 말씀이 지금 21세기에도 통한다. 학식이 뛰어난 사람이거나 그렇지 않은 사람이거나 다 알아듣는다. 그분들의 위대함이 그런데 있다. 그만큼 깊이 알고 정확하게 알면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게 쉽게 말할 수 있다.”

    한 참석자는 “박 대통령 말은 자기가 정확히 잘 알고 있어야 다른 사람에게 말할 때 쉽게 설명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며 “의료 민영화 관련 괴담이 난무하는데 ‘이게 아니다’라고 제대로 알리려면 설명하는 사람이 잘 알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겼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 ‘독시비화(毒矢譬話)’ 불경 구절 인용

    박 대통령은 불경(佛經)에 나오는 한 구절도 인용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를 화제로 얘기하면서 이런 비유를 했다. “어떤 사람이 독화살에 맞아 죽어가는데 ‘누가 쏘았는지’ ‘화살이 무슨 나무로 만들어 졌는지’ ‘독은 어떤 종류인지’ ‘깃털은 어떤 것으로 만들어졌는지’를 따지고 있으면 안된다. 그러고 있으면 화살 맞은 사람은 죽는다. 독이 퍼지기 전에 먼저 독화살을 뽑고 사람을 살린 뒤에 연구하면 된다.”
    한 참석자는 “박 대통령의 이 발언은 경제를 살리는게 급선무라는 맥락으로 한 말이다”며 “박 대통령이 불경을 좀 읽으시는 것으로 느껴졌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이 언급한 불경 구절은 ‘독시비화(毒矢譬話)’의 비유다. 부처님이 제자인 ‘마룬타 존자’의 ‘우리는 어디로 가는 존재인가’라는 물음에 대해 해준 대답이다. 형이상학적인 본질이 규명되지 않았다고 해서 온몸으로 번져가는 독소를 그냥 방관할 수는 없다는 의미로 실천적인 행동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11월 1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취임후 첫 시정연설을 마치고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왼쪽),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와 함께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11월 1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취임후 첫 시정연설을 마치고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왼쪽),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와 함께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한국인 젓가락질, 손재주 세계 최고”

    박 대통령은 또 한국인의 젓가락질 얘기도 했다. 최근 정부가 의료법인의 영리목적 자회사 설립 허용 방침을 발표한 것이 화제가 되자 박 대통령은 “우리나라 의료는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갖고 있다. 의료강국이다. 의료산업이 상당히 많은 일자리 창출을 할 수도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그러자 한 참석자가 “우리 나라 사람들은 젓가락을 사용한다. 섬세한 손재주가 세계 제일이다. 반도체 기술과 외과 수술 능력 같은 것도 세계 제일이다”라고 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맞다”고 맞장구를 쳤다. 때마침 해삼 요리가 나왔는데 박 대통령은 해삼 요리를 젓가락으로 집으며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렇게 미끄러운 해삼 같은 것도 젓가락으로 잘 집는다”고도 했다.

    한 참석자는 “박 대통령이 쇠젓가락으로 콩자반까지 집을 수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섬세한 손재주를 말하면서 의료산업 발전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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