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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두 女性의 같은 운명, 다른 선택… 美서 큰 반향

by 달빛아래서 2014. 11. 24.

'시한부' 두 女性의 같은 운명, 다른 선택… 美서 큰 반향

  • 뉴욕=나지홍 특파원
  •  

    입력 : 2014.11.24 05:55 | 수정 : 2014.11.24 10:24

    [29세 메이너드, 존엄사 선택… 19세 힐, 죽음의 위협에 굴하지 않고 농구경기 출전]

    - 대학 1학년생 '힐'
    농구장에 나오자 관중 기립박수 "마지막 경기 아니었으면 좋겠다"
    소아암 환자의 꿈 위해 싸우며 生의 남은 시간 의미있게 보내

    - 존엄사 택했던 새댁 '메이너드'
    암환자 존엄하게 죽을 권리 위해 자기 '삶의 마지막' 바쳐

    CNN "둘의 사연 비극적이지만 감동적이고 용감한 행동"

    악성 뇌종양으로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두 여성의 상반된 선택이 미국 사회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1일 "고통스러운 삶을 연장하고 싶지 않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브리트니 메이너드(29)는 '인간답게 죽을 권리'를 뜻하는 존엄사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반면 19세의 대학 신입생 로런 힐은 아픈 몸을 이끌고 농구 경기에 출전, 죽음의 위협에 굴하지 않는 강인한 생명력의 표상이 됐다.

    메이너드는 지난 4월 "6개월을 넘기기 힘들다"란 판정을 받은 후 거주지를 캘리포니아주에서 오리건주로 옮겼다. 1997년 미국 최초로 존엄사법을 시행한 오리건주에서 죽음을 준비한 것이다. 그는 10월 초 "남편의 생일 이틀 뒤인 11월 1일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의사가 처방한 약을 먹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평화롭게 세상과 작별하겠다"는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고, 예고한 날 죽음을 결행했다.

    악성 뇌종양 판정을 받은 미국 마운트세인트조지프대 1학년생 로런 힐(왼쪽 사진 가운데)이 지난 2일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신타스센터 하이럼대와의 경기에 출전해 슛을 던지려 하고 있다. 같은 병을 앓던 29세 미 여성 브리트니 메이너드(오른쪽 사진)는 그 전날 ‘인간답게 생을 마감하고 싶다’면서 치료를 포기하고 존엄사를 실행에 옮겼다. /게티이미지 멀티비츠·AP 뉴시스
    그는 "그 누구보다 살고 싶지만 (죽을 수 있는) 선택을 미루는 것 자체가 가장 큰 두려움"이라며 자신의 죽음을 옹호했다. 하지만 존엄사 반대론자들은 "어떤 이유로든 소중한 생명을 끊어서는 안 된다"며 '자살 행위'라고 비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이와 관련해 "하느님과 창조물에 대해 죄를 짓는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운명에 처한 힐의 선택은 달랐다. 농구 유망주였던 힐은 고3이던 작년 11월 악성 뇌종양으로 2년을 넘기기 힘들다는 선고를 받았다. 힐의 꿈은 농구 선수로 대학 경기에 서는 것이었다. 그는 오하이오주의 마운트세인트조지프대(MSJ) 선수로 입학했고, 항암 치료를 받는 와중에도 틈나는 대로 농구공을 잡았다. 그리고 지난 2일 신시내티에서 열린 하이럼대와 경기에 선발 출장해 데뷔전을 치렀다. 메이너드가 숨진 다음 날이었다.

    이후 병세가 악화돼 팀 훈련에 참가하지 못했지만, 지난 21일 베사니대와의 친선경기에 후반 교체 멤버로 출전해 2득점을 올렸다. 후반전 경기 종료 8분을 남기고 14점 차로 뒤진 원정팀 MSJ가 1학년생 로런 힐(19)을 내보내자 400여명의 관중이 기립박수를 쳤다. 힐은 골 밑에서 패스를 받아 한 번 드리블한 후 골밑 슛을 성공시켰다. 드리블부터 슛까지 동작은 눈에 띄게 느렸지만, 상대팀 선수들은 힐을 적극 수비하지 않았다. 말기암과 사투를 벌이는 동료에 대한 예우였다.

    슛 동작과 동시에 코트에 쓰러진 힐은 동료 선수들의 부축을 받아 다시 벤치로 향하며 "이번 경기가 내 마지막 경기가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두 여성은 죽음을 눈앞에 두고 어떤 말을 남겼을까? 메이너드는 어머니에게 "장수하시라"는 유언을 남겼고, 남편에겐 "꼭 재혼해서 행복한 가정을 꾸려달라"고 당부했다. 힐은 "내가 죽은 다음이라도 소아암을 치료하는 방법은 꼭 발견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 CNN은 "메이너드는 삶의 마지막을 바쳐 말기암 환자의 존엄하게 죽을 권리를 위해 싸웠고, 힐은 소아암 환자의 꿈을 위해 싸우고 있다"면서 "둘의 사연은 비극적이지만, 감동적이고 용감한 행동"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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