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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과 채소이야기

덩쿨식물로 녹색커튼을....

by 달빛아래서 2015. 2. 26.

‘더덕 커튼’ 덕분에 올여름 에너지 걱정 끝!

부산시 ‘녹색커튼’ 사업…태양광 차단으로 에너지 절약 쏠쏠

 
[부산] 한껏 무더워진 날씨에 냉방기구로 인한 에너지 수요가 늘어나면서 전기 절약 캠페인과 함께 혹시나 모를 정전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훈련을 실시하는 등 대한민국은 지금 전력과의 전쟁이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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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로는 전기를 아낄 것을 다짐하면서도 창밖의 쨍쨍한 태양 빛에 실내 온도가 거침없이 올라가게 되면 어김없이 냉방 기구에 손이 가는 것이 현실이다. 뜨거운 햇빛이라도 어느 정도 차단된다면 한결 더위가 가실 것 같지만 창문을 닫고 커튼을 쳐보자니 시원한 바람을 막아버려 실내의 온도는 더 올라가 버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일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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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더욱 무더워진 날씨에 따른 냉방비 걱정을 날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부산시 사하구는 올 여름 전력난 어려움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농어업 분야와 연계한 에너지 절약 캠페인의 일환으로 ‘녹색커튼’ 사업을 시행 중이다.
 
사하구청에 더덕화분이 40개 설치되어 그린커튼을 형성하고 있다. (출처=사하구)
사하구청에 더덕화분 40개가 설치돼 ‘그린커튼’을 형성하고 있다. (출처=부산시 사하구)
 
잎이 무성한 녹색식물을 건물 외벽이나 아파트 베란다 또는 창문 등을 중심으로 재배를 하게 될 경우 식물들이 햇빛을 막아주는 효과가 나타나는데 이러한 식물재배를 ‘녹색커튼’이라고 한다.

녹색커튼의 종류에는 외벽을 잘 타고 자랄 수 있는 식물종인 담쟁이덩굴, 오이, 참외, 나팔꽃 등이 있다. 이들은 심으면 태양광 차단 효과가 뛰어날뿐만 아니라 수분을 흡수하고 뱉어내는 증산효과로 실내 환경도 쾌적해지는 이중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시?로 녹색식물의 재배가 에너지 절감에 주는 효과는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옥상 정원이나 실내 베란다에 텃밭채소나 식물을 기르면 맨바닥보다 최대 15도 이상 온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이에 더해서 넝쿨로 이루어진 그린커튼을 설치하게 되면 최대 31%까지 냉방비를 절감할 수 있다.
 
부산시청 2층에 설치되어 있는 나팔꽃 커튼의 모습. 지금부터 자라나 4층 까지 닿을 정도로 자란다.
부산시청 2층에 설치돼 있는 나팔꽃 커튼의 모습. 다 자라면 4층까지 올라가 꽃을 피운다.
 
이에 따라 에너지 절약에 앞장서고 있는 관공서들이 녹색커튼의 설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부산시청의 ‘나팔꽃 커튼’과 사하구청의 ‘더덕 커튼’이다. 부산시청의 나팔꽃 커튼은 부산시청의 분위기를 한결 부드럽게 만들고 직사광선 또한 차단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시청사 2층 건물외벽에 지난 2010년 설치된 나팔꽃화분 150여본은 청사외벽을 타고 한참 자랄 때는 4층까지 올라가 꽃을 피운다. 덩쿨의 잎사귀는 직사광선이 실내로 비추는 것을 차단하게 되는데 그늘 진 실내온도와 직사광선이 비춰지는 실내온도를 비교 측정한 결과 약 3℃~4℃ 정도의 온도 차이가 있었다. 이런 온도 절감효과에 힘입어 부산시청에서는 올해에도 나팔꽃 커튼 키우기에 한창이었다.

부산시청 직원은 “지금은 한참 나팔꽃이 새로 자라기 시작하는 시기여서 넝쿨이 그리 높지는 않지만 가을로 접어드는 9월경이 되면 건물 4층 끝까지 자라난다.”며 “지금은 나팔꽃이 잘 자랄 수 있게 지지대 설치를 해놓았고, 꽃도 하나 둘 피기 시작해 창을 완전히 덮게 되면 햇빛도 잘 차단된다.”고 말했다.

담쟁이 넝쿨이 가게 내부 창문에 둘러싸고 자라나고 있다.
담쟁이 넝쿨이 가게 내부 창문에 둘러싸고 자라나고 있다.
 
관공서뿐만 아니라 일반 가정이나 상점에서도 녹색커튼 설치가 이루어지고 있다. 창원시 진동면에서 ‘언양숯불갈비’를 운영하고 있는 김은정(38)씨는 “창문쪽 외벽에 담쟁이 넝쿨을 심어놓아서 이제 꽤 자랐다.”며 창문 쪽을 가리켰다.

김 씨는 “갈비집이다 보니 숯불이 드나들고 해서 실내 온도가 많이 올라가 여름에 냉방비가 많이 나와요. 작은 실천이지만 외벽에 넝쿨을 길러내서 실내 분위기를 한결 시원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아 심기시작했다.”며 “생각보다 기르는 데 손이 많이 안가고 알아서 조금씩 잘 자란다. 녹색커튼 설치는 전혀 힘든 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창원시 진동면의 한 한의원 외벽을 타고 녹색커튼이 설치되어 있다.
창원시 진동면의 한 한의원 외벽을 타고 녹색커튼이 설치돼 있다.
 
한편, 그린커튼의 설치는 농업의 긍정적 가치를 확산되는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 그린커튼에 이용되는 식물모종이 실외뿐만 아니라, 주택 내 베란다 텃밭에서 재배가 가능한 토마토, 오이, 참외 모종 등으로 가정 내에서 과실 수확도 가능한 식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린커튼 식물을 햇볕이 드는 실내에 심었을 경우, 성장 높이에 따라 태양광 차단, 증산작용 등으로 여름철 실내온도 저하, 에너지 절약, 과실 섭취와 같은 1석 3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녹색커튼을 설치할 때에는 주의해야 하는 점도 있다. 특히 에어컨 실외기가 건물 외벽이나 베란다에 설치돼 있는 경우 덩쿨이 에어컨 실외기 안으로 자라면서 고장이나 화재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 식물이 자라는 과정에 수분이 발생할 수 있고 건물 외벽을 파고들어 자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창문을 감싸는 덩쿨은 햇빛을 막아준다.
창문을 감싸는 덩쿨은 햇빛을 막아준다.
 
창원시에 거주 중인 김명권(56)씨는 단호박 덩쿨에 실패해 낭패를 봤다. “단호박 덩쿨재배를 벽 한 편에 시도했는데 생각보다 까다로워 어느 정도 자라다가 다 시들어 버려 호박도 못맺고 지저분해진 덩쿨을 다시 치워내느라 고생한 적이 있다.”는 그는 “비교적 기르기 쉬운 담쟁이 덩쿨이 그린커튼으로 적합하고 작물을 얻고 싶을 때는 잎이 깔끔한 방울토마토 등이 좋은 것 같다.”고 추천했다.

그의 말처럼 올바른 녹색커튼의 설치를 위해서는 우선 자신의 주거지역에 적합하고 자신의 재배 능력으로 길러낼 수 있는 모종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린커튼의 설치는 작물이 자라는 시간이 있으므로 모종을 심는 동시에 바로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에너지 절약이 우리를 따라다닐 평생의 숙제임을 고려한다면 다가오는 여름들을 대비해 미리 심어놓는 지혜를 발휘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정책기자 김수정(대학생) moduenjoy@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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